「유목민 사회에서 ‘어떻게 하면 물 가까이 갈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한다면 이것은 그들을 유목민으로 남게 하지만, ‘어떻게 하면 우리 쪽으로 물을 끌어올 수 있을까?’라고 질문을 바꾸면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온다. 질문의 성격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행동방식과 그런 행동으로 얻을 수 있는 결실의 종류는 이미 질문에 의해 우리에게 입력되어 있다.」
마릴리 애담스의 ‘삶을 변화시키는 질문의 기술’이라는 책의 한 구절이다. 물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질문은 유목민으로 남게 하지만 물을 끌어오기 위한 질문은 농경인으로 자리잡게 한다.
이처럼 하나의 질문이 패러다임의 대전환을 가져오게 한다. 이것은 질문사고에서 비롯된 것으로 ‘질문사고’는 숙련된 질문을 통해 사고와 행동, 결과를 변화시키는 도구들의 체계이다.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새로운 질문은 우리의 시각을 전환하게 하고, 문제를 바라보고 해결하는 방식이 우리 자신을 새로운 영역으로 옮겨 놓는다.
요즘 들어 서점에 가면 질문과 관련된 책들이 자주 눈에 보인다. 그만큼 질문이 우리 사회, 우리 조직에 중요성이 높아지고 하나의 화두로 자리 잡았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질문은 여전히 어렵고 막상 잘하려고 해도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는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는 독자들이 많다. 책에는 질문하는 스킬을 나열했지만 막상 적용해보면 어느새 평소의 질문법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느끼고 곧 좌절감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질문을 잘하기 위해서는 질문의 스킬 보다 질문 전에 선행되어야 할 것들을 익혀야 한다. 먼저 잘 들어야 한다. 바로 ‘적극적인 경청’이다. 상대의 이야기뿐 아니라 상대의 표정, 몸짓, 음성의 톤, 심지어 상대가 말하지 않는 행간의 이야기도 모두 들어야 올바른 질문을 할 수 있다.
한마디로 상대가 말하는 것과 말하지 않는 것 모두 듣겠다는 경청자세가 갖춰지지 않으면 질문이 적합하지 않거나 맥락 없는 질문에 빠진다. 사실 적극적인 경청은 엄청난 집중력과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실제 코칭할 때 약 1시간의 코칭에도 극심한 에너지 소모가 느껴질 정도이다. 상대의 이야기를 집중하여 듣는 태도는 상대 이야기의 내용뿐 아니라 상대와의 라포 형성에도 도움이 된다. 때문에 질문 보다는 경청이 앞선다는 마음가짐이 필수적이다.
둘째, 호기심의 자세이다. 호기심은 모르는 것을 알고자 하는 마음이다. ‘내가 다 안다’는 마음에서는 호기심이 생길 수 없다. 우리가 상대의 이야기를 들을 때 상대의 이야기 보다 나의 판단과 견해로 상대에게 선입견을 가진다면 그 내용이 잘 들리지 않고 오히려 나의 내면의 목소리만 들리게 된다. ‘Not Knowing Attitude’ 즉, 알지 못함의 자세를 취해야 한다.
세계 인구 수만큼 다양한 삶을 가진 사람들을 일반화의 범주로 분류하고 선입견의 안경을 쓰고 상대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질문의 질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는다. 질문을 잘하길 원하는가? 그렇다면 이 두 가지 자세부터 살펴볼 이유는 충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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