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은 치과를 무서워한다. 치과에 두려움 아닌 친근감을 느끼도록 하는 방법 중 하나는 바로 장난감을 통해 치과계를 들여다보게 함으로써 무서운 곳이 아닌 즐겁고 행복한 곳임을 알리는 식이다. 뽀통령의 명언 “노는 게 제일 좋아!”도 있지 않나.
이를 돕고자 만들어진 치과 테마의 장난감을 각 유형에 따라 정리해봤다. 간단한 놈, 세세한 놈, 이상한 놈 그리고 귀여운 놈 순으로 엮었다.
형형색색으로 양치질과 친해지기
어린 나이에 부모님에게 듣는 말 중에서 꽤 심한 스트레스가 될 법한 한마디는 곧 “치카치카하자!” 또는 “양치하자!”가 아닐까? (아무리 아동친화적으로 개량된다지만)기분 나쁜 맛과 향이 나는 치약을 바르고 거품이 가득 날 때까지 입속 구석구석을 칫솔로 문대는 일만큼 곤욕스러운 일이 또 없다.
하지만 같은 양치질도 밝고 또렷한 색깔과 아기자기한 모양으로 구성된 장난감을 통해 미리 배우고 즐긴다면 자신의 치아에다 치약 바른 칫솔을 갖다 대는 데에도 거부감을 지울 수 있다. 양치질 놀이를 재미난 활동으로 인식하면서 실제 양치질도 즐거운 행동으로 자연스레 연결짓게 되는 셈이다.
거기에다 불쾌감 없이 더 만지고 싶은 촉감까지 제공한다면 금상첨화다. 금속이나 나무같이 딱딱한 재질 대신 말랑말랑하고 신축성 있는 소재를 활용해 손에 쥐었을 때 안정감, 더 나아가 애착을 느끼게끔 이끄는 것이다. 기분 나쁜 액체나 내뿜는 괴물과 같던 치약 튜브도 자신을 기분 좋게 하는 장난감을 계기로 나름 귀엽고 괜찮은 친구라는 이미지 변신이 가능해진다.
임플란트 & 교정 마스터 가능
능동적이며 자발적으로 하는 재미있는 놀이는 그 과정 가운데서 내적 동기를 유발한다. 그리고 놀이시간은 곧 학습시간이 되기도 해서 놀이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경험을 전하는 경우 경직된 환경에서 진행되는 공부보다 더 나은 교육적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작고 사소한 활동을 대체하는 놀이도 세세한 역할 전반을 체험하는 놀이도 마찬가지다.
소꿉놀이를 하며 가족으로서 행동하는 바를 배우는 것처럼 자신이 치과의사가 돼 환자를 치료해보는 놀이도 그렇다. 스스로 치과의사의 입장이 돼보는 역할 변화는 자연스럽게 치과 및 치과의사를 이해하고 이로 말미암아 치과라는 공간 하면 떠오르던 막연한 공포심 역시 줄여나가는 데 중요한 발판이 된다.
치과의사 역할을 즐기도록 돕는 장난감은 많게는 무려 25가지 부속품이 딸린 키트로도 만날 수 있다. 그중에는 치과의사로서 역할 몰입을 돕는 명찰부터 치약과 칫솔은 당연하며 수많은 형태의 핸드피스 그리고 폴리쉬와 브라켓마저 포함됐다. 이 장난감 한 세트라면 임플란트부터 교정까지 치과 치료의 전 과정을 마스터할 수도 있다. 세상에 치과대학 조기교육이 따로 없다!
엽기적으로 딱딱 요동치는 틀니?
물론 이 세상 장난감이 모두 교육적이기만 할 필요는 없다. “오락하는 데 이유가 어디 있어? 그냥 하는 거지!”라는 유행어도 있듯이 말이다.
‘Chattering Teeth’, 직역하자면 ‘수다쟁이 이빨’이라 부를 수 있는 장난감이 딱 그렇다. 갖고 노는 방법도 간단하다. 풀덴처 모양으로 된 장난감에 장착된 태엽을 손으로 감으면 그것이 풀리면서 한바탕 난리가 난다.
윗니와 아랫니가 연신 부딪히며 내는 딱딱 소리에 더해 장난감 전체가 요동치며 바닥을 두들기는 딱딱 소리가 겹치면서 가히 혼란을 제대로 조장한다. 단순하면서 자극적이고 반복되는 소리와 행동에 열광하는 미취학 아동이라면 무조건 이 ‘수다쟁이 이빨’의 중독성에 미쳐 날뛸 것이 분명하다.
귀여운 이빨은 최강이에요!
일본 드라마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에서는 “귀여운 건 최강이에요”라는 대사 한 줄이 유명하다. 이 말을 믿는 이라면 동전을 두 손 가득 끌어안고 있는 발그레한 치아 인형을 결코 그냥 지나치지는 못할 것이다. 이 장난감은 빠진 이빨을 베개 밑에 넣거나 지붕 위로 던지면 다음 날 이빨 요정이 금화를 가져다준다는 전설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배경 설화는 차치하고 말 그대로 귀여워서 최강이다. 동전을 들고 서거나 앉은 이빨, 동전보다 더 작은 아기 이빨을 안은 큰 이빨, 하물며 수평매복사랑니 PTSD(?)를 부를 만한 누운 이빨마저 우리 보는 눈으로는 그저 사랑스럽기 짝이 없다. 어린이들이 가지고 놀기보다도 어른들이 진열해놓고 지그시 바라보며 헤벌쭉 웃고 있기에 오히려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