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치과 행정실1에 근무하는 분에게 “치과 행정실의 고객은 누구라고 생각하시나요?”라고 질문을 한 적이 있다. 그 분은 “당연히 병원에 내원하는 환자겠죠.”라고 대답했다.
그런데 필자의 생각은 그분의 생각과는 차이가 있었다. 고객에 대한 정의는 비즈니스 모델에 있어서 가장 첫 번째 질문이다. 고객이라고 생각하는 대상을 위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안 떠오른다면 자신의 고객에 대한 재정의를 해야 한다.
필자가 생각하는 치과의 행정업무 담당자의 고객은 병원을 찾는 환자라기 보다는 함께 일하고 있는 동료들이다.
진료실, 데스크, 기공실 등에서 각자 맡은 업무에 최선을 다하는 동료가 본연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조력하고 돕는 것이 행정실 본연의 역할이다. 특히 병원의 경영자인 대표원장이 최선의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라면 조력의 의미는 더욱 막중해진다.
그런데 행정업무에 대해 오해를 하고 있는 경우가 있다. 소위 말하는 병원 내의 온갖 잡일을 하는 부서로 치부하거나 적당히 아무나 맡겨 뒤치다꺼리 하는 부서쯤으로 여기는 경우를 간혹 목격한다.
그런 생각이라면 과연 제대로 된 행정서비스를 하거나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필자가 처음 치과로 입사했을 당시 병원은 행정부 안에 경리, 교육, 시설, 비서를 담당하는 근무자를 두었고 이를 재무부장이 총괄하는 구조였다.
나름 일반 기업의 조직 구조와 유사하게 조직의 틀을 갖추고 있었지만 한가지 충격적인 것은 행정실 내에 경리를 담당하는 근무자가 회계의 기본 중의 기본인 차변과 대변을 모른다는 사실이었다.
그 치과뿐 아니라 다른 치과도 내용만 다를 뿐 사정은 비슷했다. 인사노무를 담당하는 근무자가 근로기준법에 대해 무지하고 행정업무를 하면서도 엑셀의 기능을 사용하는데 어려워하는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흔하게 목격하게 되는 처참한 현실이다.
물론 치과 행정 업무의 일정 부분을 노무사와 세무사 등의 외부 전문가에게 도움을 받고 있지만 행정업무 담당자가 본인의 업무에 대한 전문성은 고사하고 기본적인 상식적인 수준의 내용을 모른다면 아무리 외부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다 하더라도 소통 자체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한마디로 행정업무 담당자가 업무에 대한 공부가 너무 부족한 것이다. 비록 전문가 수준은 아니더라도 외부 전문가의 조언을 이해하고 그들과 논의를 할 수 있는 정도는 되어야 원활한 업무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고객에게 제대로 된 서비스를 할 수 없는 비즈니스 모델은 결국 도태되고 만다. 행정실의 고객인 동료들이 그들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조력하지 못하는 행정업무는 결국 그 쓰임이 없다. 그저 진료 외 나머지 업무라는 ‘기타 등등’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스스로 업무의 전문성에 매진해야 할 것이다(1행정실(부), 경영지원실(부) 등 다양한 명칭을 ‘행정실’로 통일했습니다).
박종석 코치의 ‘성장하는 병원의 비밀’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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