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파린은 항응고제로서 사용법이 잘 확립돼 있어 우리에게 익숙하지만, 신장질환 등 환자의 전신상태에 의해 약효가 크게 좌우되고 치료범위가 좁은 편이기에 INR을 통해 수시로 혈중활동을 감시해야 한다. INR은 정상인에 비해 항혈전제 복용 환자의 혈액샘플이 응고되는데 걸리는 시간의 비율로서 1보다 크면 응고 시간이 정상보다 길다는 뜻이다. 와파린은 대표적인 비타민 K길항제로 알려져 있으며 적게 사용하긴 하지만 Acenocumarol과 Phenindione도 같은 비타민 K 길항제에 속한다.
NOACs는 와파린과는 달리 음식이나 다른 약제와의 상호 작용이 없어서 용량 의존적 약물 반응 예측이 가능하므로 주기적 모니터링이 필요없고 용량 조절의 필요성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이 종류의 약제를 지칭하는 다른 표현으로 DOACs, Non-vitamin K antagonist oral anticoagulants 등이 있다. NOAC의 작용점은 2곳인데, 직접적으로 Thrombin을 억제하는 경구제제로 Dabigatran(Pradaxa®)이 있고 Factor Xa를 억제하는 리바록사반, 아픽사반, 에독사반이 있다<그림 1>. 와파린에 비해 발현시간이 빠르고(2~4시간) 작용 기간이 짧은(환자의 연령과 신장 기능에 따라 다르지만, Rivaroxaban은 5~13시간, Apixaban은 12시간 이내, Dabigatran은 13시간 이내) 약물동력학적 특성 때문에 NOACs은 항응고력이 치료 농도 이하로 떨어지는 시기를 최소화하면서 개개인의 항응고상태를 신속히 조절하는 것이 가능하다.
1) 비타민 K 길항제의 작용기전
와파린은 항응고제의 원형으로서 모든 항응고제의 근간이 된다. 쿠마딘이라는 상품명으로 출시되는데 응고인자 중 내인성기전축에 있는 Factor IX, Factor X 및 FactorⅡ(Prothrombin)에 주로 작용하고 외인성기전축에 존재하는 FactorⅦ도 일부 관여된다<그림 1>. 와파린의 활동성을 감시할 때 주로 PT(Prothrombin Time)를 확인하는데 회사마다, 측정 장비 마다 기준치가 서로 달라서 INR을 기준치로 삼는다. 와파린 복용 환자의 INR 목표치는 2.5~3.5±0.5이다.
와파린을 비롯한 모든 비타민 K 길항제는 Vitamin K oxide reductase를 억제함으로써 그 효과를 나타내는데, 이는 생체 내에서 비타민 K를 환원형으로 바꿔주는 역할을 하는 효소이다. 환원형의 비타민 K가 존재해야 응고인자의 전구물질이 응고인자로 환원되는 생체 반응이 진행돼(<그림 2>의 Prothrombin Precursor가 Prothrombin으로 전환되는 반응) 응고 반응이 진행될 수 있다.
2) 와파린을 복용하는 환자를 치료할 때 권고 사항
와파린을 복용하는 환자에게 치과 시술이 필요할 때 핵심적인 권고사항은 INR 수치가 4 이하일 때 항응고제 복용을 중단시키지 않고 유지하면서 시술에 임해야 한다는 점. 이는 확고한 학술적 증거를 바탕으로 하며 치과 시술 전 항응고제를 줄이거나 끊어도 된다는 증거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가. 와파린이나 비타민 K 길항제를 투여 받고 INR값이 4 미만인 경우 약물 중단 없이 치료를 진행한다.
나. 환자의 INR값을 적어도 치료 전 24시간 이내에 측정한다.
다. 안정적인 INR값 보이던 환자(최근 2개월 사이 INR값이 지속적으로 4미만인 환자)는 72시간 이내의 측정치까지도 수용 가능하다.
라. 환자의 INR값이 4 이상인 경우 내과주치의에게 협진한다.
마. 응급처치가 필요한 경우에는 상급 의료 기관에 의뢰한다.
바. 환자의 INR값이 4 미만인 경우 약물 투여 중단 없이 ‘출혈 성향의 관리’에서 제시한 일반적 지침에 따라 진료한다.
사. 초기 치료 범위를 제한한다.
아. 출혈 경향이 많은 치과 시술을 시행해야 하는 경우 환자를 여러 번 내원시켜 단계적 방법으로 치료한다.
자. 국소지혈법으로 봉합, 충전(패킹) 등을 적극적으로 실시한다.
차. 인공심장판막치환술 후 와파린 복용 중인 환자는 Bridging Therapy가 필요하므로 반드시 내과 협진이 필요하다.
3) NOACs을 복용하는 환자를 치료할 때 권고 사항
어떤 경우 급성의 시기를 지나고 있는 심부정맥혈전증이나 폐색전증의 치료 목적으로 초기 1~3주간 다량의 NOAC을 처방 받고 있는 환자가 있다면 이 환자는 약물의 투여량이 정상화되는 표준치료시기로 안정적으로 진입할 때까지 치과 치료를 연기하는 것이 좋다. 우리가 또 알아둬야 할 점은 항응고 작용이 수일에 걸쳐 생성되는 와파린과 달리 NOACs는 복용 3시간 정도면 항응고효과가 시작되기 때문에 출혈 경향이 있는 시술 후에는 지혈 확인 후 적어도 4시간 이후에 복용하도록 복약 지도를 해야 한다는 점이다. NOACs은 리바록사반처럼 하루 한 번 먹는 종류가 있는 반면 아픽사반이나 다비가트란처럼 하루 두 번 먹는 종류가 있다. 리바록사반은 아침이나 저녁 때 중 골라서 하루 한 번만 복용하는 반면 하루 두 번 복용하는 약제는 아침, 저녁으로 나눠 복용하는데 공히 아침약인지 저녁약인지에 따라 치과 치료 후의 복약지도를 달리 한다.
가. 모든 치과 시술은 아침 첫 번째 순서로 약속한다.
나. 출혈 경향이 거의 없는 시술은 항응고제의 복용 중단 없이 시행한다.
다. 출혈 경향이 높은 시술은 다음과 같이 시행한다.
① 하루 두 번 복용 약제(아픽사반 혹은 다비가트란): 시술 당일 아침 복용 약을 중단하고 시술한다.
② 하루 한 번 복용 약제(리바록사반): 아침에 복용하는 경우 아침 약은 중단 후 시술한다. 저녁에 복용하는 경우 시술 전날의 저녁 약은 복용 중단 없이 당일 시술한다.
라. 시술 완료 후 복약 지도는 다음과 같이 한다.
① 하루 두 번 복용 약제(아픽사반 혹은 다비가트란): 아침 시술 후 저녁 약 복용은 지혈 확인 후 적어도 4시간 경과 후 복용한다.
② 하루 한 번 복용 약제(리바록사반): 아침에 복용하는 경우 예정대로 시술 다음날 아침에 복용하도록 한다. 저녁에 복용하는 경우 지혈 확인 후 적어도 4시간 경과 후 복용하도록 한다.
③ 확실한 응급 상황이 아니면 웬만해서는 시술 완료 후 NOACs 복용을 원래 예정대로 진행한다.
마. 응급 치과 치료가 필요한 경우라도 환자가 이미 아침 약을 복용한 경우에는 가능하면 항응고 수준이 낮아지는 오후에 치료를 시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