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5년 뢴트겐에 의해 X선이 발견된 이후로, 치아와 악안면 영역의 질환을 진단하고 치료해왔던 치과분야에서는 X선을 사용한 영상검사가 널리 이용되고 발전돼 왔다. 최근에는 방사선검사의 디지털화가 이뤄져 영상검사를 더욱 쉽고 빠르게 시행할 수 있게 됐다.
이 글에서는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치과영상검사 이외에도 치의학의 진단 영역에서 최근 발달된 영상검사 방법과 앞으로의 적용이 기대되는 비교적 새로운 영상검사 방법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일반방사선검사와 전신질환과의 관계들
파노라마방사선검사는 치과에 내원하는 환자들의 검사 중, 시진만으로 진단이 어려운 인접면 우식, 치주염, 악골 내 병소 및 상악동의 평가를 위한 필수적인 검사 항목으로 꼽히고 있다. 파노라마방사선검사는 한 장의 방사선사진에 치아와 악골, 그리고 인접한 구조물이 포함돼 가장 보편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파노라마방사선사진 상의 특정 소견을 전신질환 혹은 전신 상태의 예측에 활용하는 연구들이 활발히 보고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파노라마 영상에서 관찰되는 경동맥 석회화 소견이 향후 혈관질환의 발생률과 상관관계가 있다는 연구들은 예전부터 보고돼 왔다. 파노라마 영상에서 관찰되는 하악하연 피질골(두께 및 형태)의 변화는 골 다공성 골절 위험과 관계가 있다는 연구들이 있으며<그림 1>, 진행된 Stylohyoid Complex의 골화가 혈중 칼슘 농도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들도 있다. 아직까지는 이러한 연구결과들이 축적되고 있는 단계이며, 향후 데이터가 축적되고 인공지능의 도입으로 파노라마 영상분석이 자동화된다면 파노라마 영상으로 치아와 악골의 질환 진단은 물론 골다공증, 혈관질환, 골대사 장애 등 전신질환을 예측하는 지표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3차원영상의 활용
경조직의 병소를 주로 평가하는 치과영역에서 CT는 유용하게 이용될 수 있는데, 특히 최근 십수 년 사이에는 치과용 콘빔CT(CBCT)가 널리 보급되면서 비교적 쉽게 3차원 영상을 진단과 치료에 활용하게 됐다. 최근 치과진료에서는 치조골 소실의 3차원적인 형태, 치근단 병소의 3차원적 위치, 치근 파절의 위치 파악 등에 CBCT를 활용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3차원 재구성을 통해 교정치료 전후의 치아 이동 평가, 악교정 수술 전후의 악골 위치 평가 등에서도 CBCT 사용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CBCT는 연조직 평가에 한계가 있으며, 현재 상용화된 기술로는 CBCT의 회색조로 골밀도를 정량화할 수는 없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반해, Multidetector CT(MDCT)는 정확한 밀도의 정량화와 연조직 평가에 우수성을 가지며 조영제를 사용하면 연조직 대조도가 더욱 증가돼 종양이나 연조직 질환의 평가에는 MDCT 검사를 하는 전략적 선택이 필요하다.
하지만 MDCT는 CBCT에 비해 선량이 높아 사용이 꺼려졌는데, 최근에는 저선량 CT의 개발 및 보급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는 단계다. 최근 연구에서는 Computer-aided Surgical Navigation System을 이용해 중요 구조물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최소침습적으로 수술하는 내비게이션 수술이 다수 보고되고 있어, 향후에는 CT 영상을 활용하여 비교적 악안면 영역의 기능 손상이 적은 수술 방법이 보편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자기공명 영상(MRI)은 방사선 노출 없이 인체 내 신호를 받아 3차원 영상을 획득하는 방식으로, 뛰어난 연조직 정보를 제공해 진단적 가치가 높은 영상이다. 악안면 영역에서도 침샘 질환이나 연조직 종양, TMJ disc 질환의 진단과 치료 계획에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경조직의 영상획득이 어렵고, 보철물이 많은 구강 내 특성상 인공 음영(artifact)이 많아 치아 주위 조직의 평가가 힘들다는 한계가 있어 치과에서의 활용이 제한적이었다. 최근에는 다양한 MRI Sequence 개발로 인공 음영의 제거가 많은 부분 이뤄졌으며<그림 2>, 경조직의 해상도 증가로 인해 치아와 악골 부위의 평가가 가능하도록 제반 연구들이 이뤄지고 있다.
또한, Functional MRI이 크게 발전하고 있는데, Diffusion Weighted Image, Perfusion-weighted Image, Dynamic Enhanced Image 등 병소의 세포조직 특성을 반영할 수 있는 여러 시퀀스가 개발돼 병변의 진단에 도움을 주거나 치료 초기의 예후 평가 등에 그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 치과분야에서는 아직까지 MRI 연구가 활발하지 않으나, MRI의 치과 도입이 시행되는 현 시점에서 구강악안면 영역의 생리와 다양한 고려 요인을 무엇보다 잘 아는 치과의사가 악안면 영역의 MRI 활용을 위한 연구에 주도권을 잡고 나아갈 필요가 있다.
새로운 흐름
최근에는 기존에 치과에서 사용하던 일반 방사선검사와 CBCT 외에 여러 가지 영상진단 기법들을 치과분야에 맞게 도입하고 활용하려는 움직임들이 활발하다. 대표적으로는 앞서 언급한 MRI를 비롯해 악안면 영역 연조직 평가를 위한 초음파검사, 이중에너지 CBCT (DE-CBCT), 광학 CT (OCT) 등이 있다. 앞서 강조한 것처럼 새로운 영상검사 기법을 치과분야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치아와 악골, 그리고 인접 연조직의 특성을 반영해 구강악안면 영역의 특징을 잘 나타낼 수 있는 검사법을 개발하고 수정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며, 치과의사가 연구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
가장 최근의 치, 의료를 통틀어 가장 유행하는 단어 중 하나가 인공지능(AI), 딥러닝이며 이미 진단영상 분야에서는 인공지능 기술이 활발히 연구돼 상용화되는 단계에 이르렀다. 이미 FDA 허가를 받은 의료 영상진단 보조 인공지능 제품들이 있으며, 국내에서도 지난 5월 ‘뷰노메드 본에이지’라는 골연령 진단 소프트웨어가 최초로 인공지능 기반 의료 영상 분석 소프트웨어로 식약처 인허가 승인을 받았다<그림 3>. 치과분야의 방사선영상을 이용한 인공지능 기반 진단 보조 소프트웨어도 연구가 활발히 이뤄 지고 있으며, 치아우식과 낭종 등의 진단에 있어서는 이미 여러 결과들이 학계에 보고되고 있어 조만간 파노라마 영상의 1차 스크리닝을 인공지능 소프트웨어의 도움을 받을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