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글에서 ‘브랜드’라는 것은 병원의 로고가 아닌 환자들에게 각인되는 우리 병원의 메시지와 인식이라고 언급한 적이 있다. 그렇다면 어렵게 쌓아 올린 우리 병원의 브랜드를 위협하는 요인은 무엇일까? 옆에 개원한 대형치과병원? 지역 내에서 무분별하게 욕심을 부리며 돈을 쏟아 부어 홍보를 하고 있는 다른 치과? 아니다.
우리 치과는 다른 치과와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옆의 치과는 성장을 거듭하고 우리는 아니다. 영원할 것처럼 빠르게 성장하던 치과가 한 순간에 무너진다. 왜일까?
‘깨진 유리창 이론’이란 것이 있다. 미국의 범죄학자인 조지 켈링에 의해서 1980년대에 만들어진 이론이다. 내용은 이렇다. 동일한 차종의 자동차 두 대를 준비하여 문을 활짝 열어 외부에 세워 놓았다. 한 대의 차량은 유리를 깨끗하게 닦아 놓았고, 다른 한 대의 차량은 앞유리창을 약간 깨 놓은 상태로 두어 며칠 간 지켜보았다.
며칠 후 깨진 유리창을 가진 차는 심각한 수준으로 훼손되었고 모든 장비와 기계가 도난 되었으나, 반면 유리가 깨끗한 차량은 멀쩡한 상태였다.
단지 범죄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작고 사소하다고 여겨지는 것들이 우리 병원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가 있다. 환자는 우리의 사소한 실수 하나로 병원의 치료를 불신하게 된다.
한 명의 불친절한 스텝, 환자가 경험한 단 한번의 불쾌한 경험, 어수선한 환경 등 이러한 사소한 것들이 병원의 성과를 좌우할 수도 있는 것이다. 깨진 유리창을 오래 방치하면 안되는 이유인 것이다. 보통 깨진 유리창은 이러한 특징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1. 매우 사소하며 미리 예방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남의 눈에는 잘 보이지만 당사자들에게는 잘 보이지 않아 무심코 지나치고 있다.
2. 혹여 문제가 확인이 되더라도 소홀하게 대응한다. 사소하기 때문에 대부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3. 우리 병원의 살짝 깨진 유리창이 환자들의 경험을 통해 퍼진 후에는 이미지에 크나큰 피해를 입는다.
4. 깨진 유리창은 테이프로 살짝 가려도 여전히 보인다, 임시방편의 조치나 부적절한 대응은 오히려 병원에 더 나쁜 영향을 주게되며 진실되고 올바른 수리만이 답이다.
필자 역시 회사를 운영하면서 경영의 전략이나 비전에 많은 노력을 투자하면서도 정작 우리 회사를 갉아먹고 있는 아주 사소한 하지만 치명적인 것들에 눈을 돌리지 못한 적이 많이 있다. 아마 공감하시는 분들이 많으리라.
우리 병원 브랜드의 성장 그리고 병원의 성장은 치열한 경쟁이나 눈이 번쩍 뜨이는 이벤트, 그리고 값비싼 마케팅 프로그램에 의존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 병원의 모든 구성원이 하나로 똘똘 뭉쳐 사소한 부분부터 관리하는 데서 결정된다.
이 연말의 시기, 우리 치과의 모든 직원들과 함께 우리의 깨진 유리창은 어디인지 점검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