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선헌의 시와 그림] 교토의 청수사(清水寺)에서

대전 미소가있는치과Ⓡ 송선헌 대표원장

2024-03-14     송선헌 원장

 

인간은 규모 3 이상의 지진만을 느낀다는데 나는 94년 미국 노스리지(Northridge) 리히터 규모 6.7의 지진(진도 6.7의 지진은 잘못된 표현)을 경험한 후 지금까지도 그 잠재된 악몽에 잠을 깨곤 한다.

본진(Mainshock)도 그렇지만 잦고 긴 여진(Aftershock)의 고문은 더 깊이 박혔다.
노토반도에서 규모 4.8의 지진이 발생했다지만 내 환갑기념으로 친가 가족들과 고도(古都), 교토의 청수사로 갔는데 3갈래의 물은 건강, 사랑, 학문을 상징... 2개까지 마시면 이루어진다고 한 것도 제방을 손으로 막은 네덜란드의 소년 이야기처럼 꾸민 것이다.

내가 홀린 것은

1. 색(色): 시색(枾色, Kaki-iro, 잘 익은 감(枾)처럼 붉은빛이 도는 선명한 주황색)은 주로 신사(神社)에서 사용, 사찰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지만 명품 헤르메스(Hermes)의 대표 칼라 같은 청수사의 색은 강렬한 충격을 준다.

그리고 신사 입구에 세우는 신과 일반 세계와의 경계를 이루는 관문으로 중국의 패루(牌樓), 한국의 홍살문(紅箭門)이나 사찰의 일주문(一柱門) 등과 생김새나 역할이 닮은, 신의 사자(使者)인 새가 앉아 쉬는 횃대를 형상화한 토리이(鳥居)의 색도 붉게 물든 단풍잎의 빨간색인 홍엽색(紅葉色, Momiji-iro)이다.

팥죽도 그렇지만 붉은색 주칠(朱漆)은 양기를 띈 벽사(辟邪)의 의미다.

2. 선(線): 지붕은 아주 섬세한 굴피집 같은데, 재료 조달이 쉽고, 곡선 표현에 유리한 히와다부키(노송나무 껍질 + 이음)는 70년 이상 된 피톤치드(Phyton-식물 cide-死)가 많아 항-살균작용, 내수성이 강해 히노끼탕, ‘셰프의 맡김차림’인 ‘오마카세’ 초밥집의 테이블... 침구로도 쓰이는 편백나무(Japanese cypress, 노송나무, 히노끼)의 껍질을 이어서 만드는데, 중간은 미세하게 풍만하다가 오사카 성(城)의 기단부(Base)처럼 처마의 끝부분에서 살짝 올라간, 우아하고 중후한 그 곡선에 쇼크(Shock)를 받았다.

그, 강렬한 색과 조화로운 선! 
백제 무령왕의 후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