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선헌의 시와 그림] 새로운 생존전략을 세운 겨우살이도 위대하다
대전 미소가있는치과Ⓡ 송선헌 대표원장
2024-02-19 송선헌 원장
남들은 다 버리고 동면(Hibernation, 冬眠)에 들어가는 겨울에도 살아서,
‘겨울살이’가 겨우살이로 됐을법한데
나무에 기생(寄生)해서 양분만을 빨아먹는 얌체는
철에 안 맞는 녹색 둥지로 달려
더군다나 눈 속에서도 붉은 꽃잔치를 벌여
배고픈 새들을 유혹한다.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
새들은:
먹이를 주었으니 너희들은 나의 후손들을 다른 나무에 붙여 주렴!
이런 트릭을 알지 못하는 새들은
식후에 뒤로 끈끈한 씨앗을 내보내거나
항문을 나무에 비비면 씨들이 나무에 달라붙어 분가를 하는 것이다.
인간들은:
중년들은 참나무, 밤나무에도 자라지만 상황(桑黃)버섯처럼
뽕나무(桑)에서 자란 겨우살이인 상기생(桑寄生)을 최고로 친다.
또 청춘들은 크리스마스 때 겨우살이로 만든 크리스마스 화환 아래에서 입맞춤(kissing under the mistletoe)을 하는 이유는?
아마도 씨앗의 성질 때문에 끈끈한 연인이 된다는 전설을 믿었겠지만
겨우살이(Mistletoe)의 ‘mistle’은 새똥, ‘toe’는 잔가지를 의미하는 ‘tan’에서 유래했다는 걸 알면 로맨틱하지는 않지요?
나무는:
서서히 희생양이 되어.... 돌아가는 것도 순리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