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속 한국 치과 의료의 맛을 보다
몽골속 한국 치과, 그 생생한 현장속으로 김소언 대표(덴키컴퍼니) 의 몽골치과 체험기
언젠가부터 일만 하는 나를 보았다. 나가서는 교육, 컨설팅 등으로 전국을 돌아다니고, 돌아와선 집안일에 허덕이다 쓰러져 잠이 드는 일상. 나를 만나는 시간이 줄어가고 찌들어 있는 것을 깨달아 작년에 큰 결심을 하였다. 1년 중 나만의 시간을 한 달씩 가지기로 말이다.
작년에는 캐나다 한달살이를 하고 돌아왔다. 결혼 후 13년 만에 혼자만의 여행이었다. 눈물 날만큼 행복하고 고요했다. 올해는 가족과 함께 8년 전에 방문했던 몽골에 혼자 가게 되었다.
내가 치과 분야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첫번째 멘토였던 최병숙 선생님이 몽골에서 한국식 치과를 운영하게 되셨을 때 교육으로 무엇이라도 도와드릴 것이 없을까 싶어할 때 방문했었다.
최근에 치과 확장·이전을 하였다는 기쁜 소식에 몽골에서 한국식 치과가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몽골의 메디컬 시장은 얼마나 발전했는지 궁금했다. 마침 가족 모두 꽤 긴 시간의 휴가를 갈 수 있는 여건이 되었고 여름 휴가지를 결정할 때 망설임 없이 몽골을 선택하고 준비에 들어갔다.
몽골에 가기로 하고부터 설레기 시작했다. 몽골의 아름다웠던 은하수를 볼 수 있는 밤하늘과 말타며 초원을 누비며 자연과 함께였던 시간, 대륙횡단 열차를 타고 러시아 국경의 마을을 방문하여 러시아 기념품을 샀던 기억(지금은 전쟁으로 어림도 없지만), 게르(몽골 야외전통 숙소)에서 잘 때 모닥불을 피우고, 밤새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하늘을 바라보았던 순간들이 지금도 생생히 기억나도록 행복했었기 때문이다.
비행기로 3시간 30분 거리, 무더운 한국의 8월을 안고 도착한 몽골이 첫 느낌은 선선한 바람이었다. 아~~~ 여기가 천국이구나!!! 시원한 바람에 두 팔 벌려 만끽하는 순간을 시작으로 2주간 몽골의 아름다운 휴가가 시작되었다.
여행하면서 좋았던 것은 너무나 많지만, 오늘은 몽골 치과 경험이 우선이라 그 이야기를 해야 할 듯하다.
8년 전 몽골에 한국식 치과들이 들어오기 시작했었다. 한국의 *플란트 치과 프랜차이즈도 들어오기 시작하였던 기억이 있다.
여기서 치과를 운영하는 나의 멘토에게 몽골에서 외국인이 사업자를 내고 몽골인 치과의사를 고용하여 운영이 원활한지 여부 등 궁금한 것이 너무 많아 질문을 쏟아 내었다.
첫째, 한국 치과의사 몽골서 치과 개원할 수 있나?
일단 한국 치과의사도 몽골에서 다시 시험을 치르고 치과의사 면허를 다시 취득해야 개원할 수 있다고 한다. 몽골에도 치과의사는 물론 있다. 하지만 몽골인들은 한국인 치과의사를 선호한다고 한다. 하지만 일부 치과의사가 한국을 왔다 갔다 하는 치과는 믿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예전에 몽골로 들어왔던 *플란트 치과도 오래 버티지 못하고 한국으로 돌아갔다고 했다.
둘째, 몽골에서 치과 마케팅은 어떻게 하나?
최병숙 선생님이 운영하는 치과는 TV광고, 페이스북 광고(몽골에서는 페이스북 광고가 가장 중요한 채널)로 적극적 홍보를 해 왔고, 유능한 한국 의사가 진료하는 치과로 알려지면서 안정적으로 자리 잡게 됐다.
셋째, 몽골 치과의 감염관리는 어떠한가?
몽골은 사회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국가가 정한 곳으로 50% 이상의 기구멸균을 보낸 기록이 있어야 하고, 의료용품은 재활용 될 수 없다. 국가적 차원으로 감염 매뉴얼은 한국보다 더 철저하게 검사하고 기록을 확인한다. 여기 치과는 입구에서부터 환자들이 신발 겉에 일회용 부직포 신발 덮개를 씌우고 들어온다. 이렇듯 외부 신발의 흙먼지조차 치과에 유입되는 것을 절대 허용하지 않는다. 각 체어별 수리 기록지를 철저하게 기록하고, 소독 후 개별포장된 기구, 일회용품 사용 등 사회주의 국가의 감시와 더불어 최병숙 선생님의 내공으로 치과는 한국식 매뉴얼 세팅까지 완벽하게 되어 있었다.
넷째, 몽골의 치과 수가는 어떤가?
얼마 전까지 스텝이었던 직원이 치과의사가 되어 근무한다고 했다. 몽골은 치과의사 되기가 어렵지 않다. 3년 학교 다니면 기공사이고 3년 더 다니면 치과의사가 된다고 했다. 치과의사 면허취득이 쉬운 만큼 몽골 치과의사의 급여가 낮은 편이다. 진료실 직원 수가 4명인데 몽골치과의사가 3명, 한국의사가 1명 있었다. 직원과 의사의 수가 같았다. 하지만 몽골인들이 한국 치과의사를 선호하는 만큼 몽골 의사의 수가와 한국 의사의 수가를 다르게 책정했다. 레진치료의 경우 한국 의사의 수가는 2~3배 이상 높게 책정되어 있어 환자가 선택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한국에서도 대표원장과 페이원장의 임플란트 진료비를 2-Track으로 다르게 운영하는 것과 비슷한 것 같다.
다섯째, 몽골 치과의 구인구직은 어떠한가?
직원들의 평균 근속이 최소 3~5년 이상이었다. 선생님의 치과에서 한국식의 치과 서비스를 교육하여 응대 실습 교육을 하였다. 이곳도 환자 컴플레인이 만만치 않게 일어나는데, 대부분의 문제점은 의사소통의 부족함이었다.
몽골 치과에는 몽골어와 한국어의 통역이 가능한 직원이 있다. 한국 의사와 환자간의 통역을 도와주는데, 그들이 전달할 때 전달의 문제가 있어서 컴플레인이 생길 수 있다. 오히려 기대감이 낮은 몽골의사가 소통이 원활하여 오히려 문제의 소지가 없기도 한다.
나의 직업적 장점을 살려 최병숙 선생님의 치과에 가장 필요한 서비스+컴플레인 예방 교육을 진행해 드렸다. 교육 주제로 한국 교육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설명 3.3법칙’을 알려주었다. 3.3 법칙이란, 환자에게 진료 진행에 대한 설명을 3번 한다. (데스크 접수 시, 진료 전, 진료 끝난 후)
주의사항도 설명을 3번 한다.(진료 전, 진료 후, 데스크 예약 시) 꼭 3번씩 해야 하는 이유와 각자가 해야 할 멘트도 정해주었다. 이것만 바뀌어도 한국식 의료 설명 서비스와 컴플레인 예방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
교육 중 알게 된 것이 있다. 다른 나라들의 여성들과 다르게 몽골 여성들에게는 없는 것 1개가 있다.
무엇일까? 바로 ‘애교’라고 한다. 치과에서 애교와 친절함의 차이를 설명하고서 몸으로 시연해 보여줬더니 까르르 웃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진행하였다.
마지막으로 의료인이라면 가져야 할 환자에 대한 연민을 설명하고 그 이유를 설명하면서 마무리했다. 조금은 최 선생님께 보답한 듯하여 교육하고 돌아오면서 뿌듯했다.
지금 몽골은 한국형 메디컬 병원들이 속속 세워지고 있었다. 한국 지점 난임 산부인과, 치과, 성형외과, 최근에는 하지정맥 전문병원도 허가받고 건물을 세우고 있다고 한다. 여러 형태의 메디컬들이 앞다투어 자리잡는 몽골은 분명 한국 메디컬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도 있겠다.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는 지금도 한국인들로 북적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