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연재] [제4장] 위장질환자의 치과치료(E)
치과치료 시 고려할 전신질환 A~Z 29
B. 소화성궤양
우리나라인구의 5~10%에서 평생에 한 번 이상 소화성궤양을 경험하게 된다고 한다. 소화성궤양은 위궤양과 십이지장궤양을 포함하며, 위산과 펩신의 작용으로 상부 위장관에 생기는 점막의 결손상태를 말한다. 즉 위장관 점막이 위산과 펩신에 의해 스스로 소화되어 궤양을 형성하게 되는 것이다. 조직학적으로 궤양은 점막하층 이하, 즉 점막근판을 넘어 결손이 생긴 상태를 말하고 점막에만 결손이 있는 경우를 미란이라고 한다. 발생부위는 주로 위, 십이지장 입구, 위장관 문합수술 후의 문합된 부위 등이다.
1. 소화성궤양의 발생기전: 위장점막을 보호하는 방어인자가 궤양을 일으키게 하는 공격인자보다 열세일 때 궤양이 발생한다.
소화성궤양의 발병원인은 위산분비의 과다나 담즙 또는 췌장액의 역류, 위나 십이지장점막의 혈류감소 및 방어기능 약화, 정신적 스트레스, 위 운동저하, 흡연, 각종 소염진통제, 스테로이드 호르몬제제의 투여에 따른 부작용 등이다. 흔히 Aspirin, Ibuprofen 등의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의 사용과 Helicobacter pylori균에 의한 감염이 복합되어 발생한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는 위점막을 자극하며, 위점막을 보호하는 프로스타글란딘의 생성을 억제하여 소화성궤양을 유발한다. 즉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복용에 의해 궤양이 발생하였을 경우 즉시 약물복용을 중단해야 하며, 중단 후 대개 14일 이내에 증상이 회복된다.
특히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를 장기간 사용해야 할 경우나 고용량을 corticosteroid와 병용해야 할 경우, 항응고제와 동시 사용할 경우와 60세 이상의 고령, 소화성 양의 재발과 합병증을 경험한 경우, H. pylori에 감염된 경우 등에는 소화성궤양 발생율이 증가한다.
만일 이러한 약제와의 병용요법이 불가피할 때에는 궤양의 발생율을 줄이기 위해 COX1억제작용이 덜한 NSAIDs나 해열진통제 혹은 중추신경계작용 진통제의 선택을 고려해야 한다.
2. 증상: 위궤양은 40~50대에 흔한 질환이며 보통 식사 후 30분~60분 이내에 통증이 시작되어 1시간 정도 지속된다. 통증의 양상은 환자에 따라 차이가 많아서 전혀 증상이 없는 경우로부터 격심한 통증으로 고생하는 경우까지 다양하다.
임상증상 중 특징적인 것이 바로 이러한 동통인데, 통증은 율동적, 주기적, 그리고 만성적으로도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다. 통증은 주로 명치와 우측상복부에 발생하며 위궤양환자는 통상적으로 식욕부진을 동반하므로 약 40%에서 체중이 감소되는 경향을 볼 수 있다. 위궤양에 의한 통증은 식사를 하게 되면 동통이 새로 시작되거나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통증 이외의 증상으로 속 쓰림, 구역질, 구토 등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 20~30대에서 흔히 발생하는 십이지장궤양 환자는 보편적으로 식욕이 좋은 편이나, 통증이 식사 후 2~3시간 뒤에 나타났다가 식사를 하게 되면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때로는 새벽 2~3시경에 일어나는 통증으로 잠이 깨기도 한다. 위궤양이나 십이지장궤양이 있는 환자의 궤양부위에서 출혈이 일어나는 경우에는 대변의 색이 검게 변한다.
3. 소화성궤양의 치료
소화성궤양의 치료를 위해서는 통증경감, 빠른 궤양치유, 재발방지, 합병증방지 등을 목적으로 항궤양제를 사용하는 약물요법이나 궤양유발 요인을 피하는 방법 등을 응용할 수 있다. 즉 위장점막의 방어기능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하여 사용가능한 약물로는 위산분비 억제제, 제산제, 점막방어력 항진제등의 약제들이 포함된다. 그리고 헬리코박터의 제균 목적으로 소화성궤양의 치료에 사용되는 위산분비억제 약물들과 함께 항생제와의 병용요법도 필요하게 된다.
1) 위산분비억제제
① H₂RA
소화성궤양의 치료를 위해서는 위산분비억제제가 가장 근본적인 치료약물이 된다. 위산분비억제제의 작용기전은 H₂RA(H₂receptor antagonist ;H₂수용체 길항제)이며 위벽세포에서 산분비의 강력한 자극제인 histamine을 차단함으로서 위산분비를 억제하여 위의 pH를 증가시키고 펩신활성을 감소시킴으로써 위산분비억제 효과를 나타낸다.
H₂RA계의 위산분비억제제로는 Cimetidine, ranitidine, nizatidine, famotidine등이 있으나 PPI계의 위산분비억제제(프로톤펌프 저해제)를 사용하여 치료하는 것보다 소화성궤양의 근치에 필요한 투약기간이 훨씬 길어지게 된다.
② PPI
소화성궤양의 치료를 위한 약물요법의 근간은 PPI(H⁺ pump inhibitor; Proton pump inhibitor; 프로톤펌프 저해제)이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계통의 약물은 위벽세포에서 산분비의 마지막 단계인 ‘H⁺-K⁺ Adenosine triphosphatase enzyme’을 차단하는 가장 강력한 위산분비억제제이다. 즉 위산생성의 최종단계에 관여하는 효소인 프로톤펌프를 선택적, 비가역적으로 차단함으로써 탁월하고도 장기적인 위산분비 억제작용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들 약제를 사용하는 경우 대부분의 위궤양이나 십이지장궤양은 4~6주 내에 치료되나 경우에 따라서는 8주 이상치료기간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PPI 중 Omeprazole은 약물상호작용으로 약물분해 효소군인 Cytochrome P-450 system에 의해 대사되는 디아제팜, 페니토인(디란틴), 와파린 등의 배설을 지연시키고 혈중농도를 상승시키므로 이러한 약물과 병용시 주의해야 한다.
lansoprazole은 기관지 확장제인 테오필린의 배설을 촉진시켜 약효의 지속시간을 줄인다. 그리고 케토코나졸이나 이트라코나졸 등의 항진균제와 프로톤펌프 저해제를 병용하면 이러한 약물들의 흡수가 저하되어 약효의 감소가 나타난다. 플루코나졸은 이러한 영향을 적게 받아 항 진균제와의 병용이 필요한 경우에도 안정성이 비교적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③ 기타 위산분비억제제
H₂RA나 PPI외에도 궤양성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위산분비억제제로 Gastrin inhibitors와 Parasympatholytic agent가 있다. 위산분비억제작용을 하는 Gastrin inhibitors의 종류와 상품명은 Oxethazine; 우리들제약의 ‘포세라정’, 대원의 ‘트리겔정’ 등이 있으며 Parasympatholytic agent로는 Pirenzepin; 베링거인겔하임의 ‘비스바닐’ 정(Pirenzepine HCl 25㎎) 등이 발매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