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훈 원장의 미국 치과계 탐방기] ③오스템 등 韓기업, ‘중저가 임플란트’ 추천
세계적인 강국 미국에는 여러 산업군에 걸쳐 거대한 시장이 형성돼 있다. 치과분야도 마찬가지다. 양질의 의료인과 더불어 미국 본토는 물론 타국 거대 치과기자재 업체들이 미국 땅에 뿌리내린 채 그들만의 ‘아메리칸 드림’을 꽃피우기 위해 부단히 애쓰고 있다. 국내 치과 종사자들도 이 대열에 한창 동참중이다. 이 현장을 최근 조정훈(이젤치과) 원장이 다녀왔다. 치과 개원의이자, 현 경영학도(서울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경영학 석사과정)의 시선으로 바라본 미국 치과계의 현주소는 어떠했을까. 총 3편의 시리즈로 짚어본다. <편집자 주>
오스템임플란트㈜(이하 오스템)는 2000년대 초반부터 미국 시장에 지사, 법인을 차례로 설립하며 세를 꾸준히 확장중이다. 이를 위한 오스템의 강력한 무기로 ‘임상 세미나’가 꼽힌다.
이러한 사례를 토대로 미국 임플란트 시장을 분석해봤다. 더불어 향후 해당 시장에서 유효할만한 공략법을 찾아 제시해보고자 한다.
오스템, 20년 전 미국 LA지사 설립
지금으로부터 20여 년 전, 20대 중반의 한 여성이 오스템임플란트라는 중소기업에 취직했다. 하지만 취업의 기쁨을 만끽하기도 전, 그 여성은 오스템 미국 LA지사로의 발령을 명받아 생전 처음 미국 땅을 밟게 된다.
도착한 미국의 지사는 직원 수 3명의 소규모 지사였다. 업무는 미국 치과의사들에게 오스템 임플란트를 판매하는 것. 영어도 어려운 마당에 자사 임플란트의 표면처리에 대한 설명까지 해야 해 진땀을 뺀 일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더욱이 당시는 ‘3i’, ‘브레네막’, ‘스트라우만’ 등 기존 거대 제조업체의 임플란트들이 미국 시장의 95%를 차지하고 있던 시절이다.
그러니 현지 치과의사들이 생소한 오스템의 젊은 영업 사원을 만나 신규 제품에 대한 설명을 들으려 할리 만무할 터였다.
이처럼 ‘눈물 젖은 빵’을 먹다가 간혹 설명을 들어주는 원장님을 만나면 임플란트를 못 팔아도 고마울 따름이었을 정도로 당시 사정은 힘들었다고 한다. 이상이 주현정 오스템 미국 LA지사장의 회고다.
프리미엄 브랜드 ‘하이오센’ 론칭 오스템,
현재 미국 내 17개 본부, 72개 지사
그러던 오스템은 지난 20년 간 미국 땅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이는 한국에는 없는 오스템의 프리미엄 브랜드 ‘하이오센(Hiossen)’의 실적에 크게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오스템은 지난 2006년 필라델피아에 미국 법인과 임플란트 생산 공장을 설립하면서 사명(미국 법인명)을 ‘하이오센’으로 변경해 ‘하이오센 임플란트’ 등 제품판매와 교육(임상 세미나)을 시작, 미국시장 공략의 물꼬를 텄다.
판매방식도 수입 판매에서 (필라델피아 공장)현지 생산으로 개편된 후 미국시장 공략이 더욱 탄력 받았다. 미국 내 인사관리는 뉴저지의 법인 장이 진행하고, 필라델피아 공장에서 생산된 하이오센 임플란트는 뉴저지 물류창고에서 미국 전역으로 이동되는 구조다.
기업규모의 지표 중 하나인 직원 수는 20여 년 전 3명에서 현재 500여명으로 대폭 증가했으며, 이들의 땀과 노력으로 미국 내 서부‧중부‧동부 법인과 17개의 본부, 72개의 지사가 축이 돼 오스템과 하이오센의 깃발이 미국 땅 곳곳에 꽂히고 있다<주현정 오스템 LA지사장(맨 오른쪽)과 미팅 중인 조정훈 원장(맨 왼쪽)>.
오스템은 이에 더해 1990년대 후반 국내에서 성행하던 임플란트 세미나를 모티브로, 미국 땅에서는 신선했던 ‘임플란트 실전 세미나’를 적극 도입해 펼쳐냈다. 이는 현재까지도 매주 진행 중이며, 오스템의 미국 내 입지 구축에 톡톡히 기여하고 있다.
이와 관련, <표 1>을 보면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기타 제조사’의 시장점유율은 7.8%에서 17.4%로 성장률은 123%에 달한다. 이 가운데 오스템 측에 따르면, 기타 제조사에 속하는 ‘하이오센’ 브랜드의 성장률은 38%라고 한다. 미국 임플란트 시장의 평균성장률의 3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처럼 미국 내 탄탄한 입지를 구축한 오스템은 전 세계로 뻗어나갔다. 오스템에 따르면, 올해 기준 해외 매출은 7000억 원이며, 이는 국내 총 매출(3000억 원)의 두 배가 넘는다.
세미나 외 무기必, ‘중저가 임플란트’ 제시
우리는 위 사례와 지표로 오스템의 임상 세미나와 같은 교육이 거대 글로벌 임플란트 제조사들에게 위협을 가할만한 요소가 됐음을 알아봤다. 초기 시장점유율 확대 및 매출증대에 분명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에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세미나실 임대료부터 연자 강사료, 장비‧재료 실습비 등이다. 이는 자칫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나아가 임플란트 수술이 가능한 고객(치과의사들)의 충성도까지 하락시키는 결과를 초래하는 근본원인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따라서 새로운 마케팅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중저가 시장을 겨냥한 제품개발을 제시한다. 오스템의 경우, 프리미엄 브랜드인 ‘하이오센’ 아래 레벨 제품을 선보임으로써 고객에게 제품 선택 폭을 넓혀줄 수 있겠다.
추가적으로 조언하자면, 오스템이 극동 지역, 동남아시아, 중국 부유층을 겨냥한 시장을 개척하려면 해당 시장에 신속히 ‘하이오센’을 판매하는 편이 좋을 듯 보인다. K팝과 함께 좋은 결과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까지 미국 필라덴피아에서 생산된 ‘하이오센 임플란트’는 아메리카 대륙에서만 판매됐다. 이는 아시아에서 판매하는 ‘오스템 임플란트’와 경쟁하지 않으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자원이 없는 한국에서 반도체만 바라보고 수출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양한 산업에서 세계와 경쟁할 만한 기업과 제품이 많이 창조되기를 바란다. 그래야 우리의 후손들이 생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상으로 덴탈아리랑과 함께 한 미국 치과계 탐방기를 마친다<完>.
글: 조정훈 원장, 정리: 이상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