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에서 가장 높은 치과의사 스트레스
심각한 상황에선 우울증까지 협회차원에서 노력이 절실한 상황
다른 의료직종에 비해 치과의사가 가장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치과의료 정책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우리나라 치과의사들의 건강실태 및 사망원인에 대한 조사 연구’에 따르면 치과의사가 타 의료직종보다 훨씬 스트레스가 높은 직업군이라는 보고가 있다. 조사에 참여한 치과의사 총 2,382명 중 83%는 치과 직업 자체를 ‘매우 스트레스’라고 답했고 60%는 다른 직업에 비해 더 스트레스가 많은 것이라고 응답했다.
직업의 특수성이 영향 미쳐
치과의사들은 작업환경 특성상 다른 직업군에 비해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연구 결과처럼 치과 진료 자체가 치과의사들에게는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별히 치과의사가 다른 진료과목의 의사들에 비해 더 높은 스트레스를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조정훈(이젤 치과) 원장은 “일부 방송과 광고에 나오는 진료는 완벽한데, ‘나만 저 동네 치과의사를 만나 불행해졌다’는 결론이 환자들에게 만들어졌다. 이는 다른 과목의 의사들에게는 발생하기 힘든 불만 사항이 된다. 진료는 의료업의 본질인데, 이런 경우가 계속되거나 해결되지 못하면 업의 본질에 대한 치과의사 개인의 만족도는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말한다.
‘극단적 선택’ 생각해본 적 많아
‘우리나라 치과의사들의 건강실태 및 사망원인에 대한 조사 연구’에 따르면 ‘최근 1년 이내 자살 생각을 한 적이 있었는지’에 대한 질문에서 전체 응답자 중 338명(16.3%)이 자살 생각을 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조사대상자의 72.8%를 차지하고 있는 개원의의 정신건강에 대한 비교분석에서 우울, 자살, 은퇴 생각 항목에서 단독개원의가 공동개원의보다 모두 높게 나타났는데 특히 자살 생각의 경우는 단독개원의(261명, 17.5%)가 공동개원의(25명, 10.0%)보다 7.5%p 더 높게 나타났다.
조 원장은 “병·의원에서 원장의 자리는 ‘투자자’, ‘근로자’ 그리고 ‘경영자’의 모습이 된다. 그러나 모든 일을 집중하며 잘할 수는 없고 업무의 모든 책임을 갖고 산다는 것도 부당할 수 있다. 특히 남의 일을 한다고 생각하는 직원들의 무관심이 원장을 더욱더 외롭고 힘들게 만들 수 있다”고 역설했다.
최근 2주 이내 우울 경험 질문에 대해서는 전체 응답자 중 1,451명(60.9%)이 우울 경험을 호소했는데, 여자치과의사(64.5%)가 남자치과의사(59.2%)보다 높은 우울 경험을 호소했다. 본지와 전화 인터뷰에서 한 대학치과병원의 B 여교수는“퇴근 후 육아와 집안일을 해야 하므로 신체적, 정신적으로 충분한 휴식을 취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고 피곤한 상태로 다음날 일을 한다고 가정하면 비슷한 상황에서도 남성보다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협회 차원에서 노력 필요
‘우리나라 치과의사들의 건강실태 및 사망원인에 대한 조사 연구’를 통해 치과의사들의 스트레스와 이로 인한 우울증 성향은 매우 심각한 수준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증이 자살 충동과 조기 은퇴의 선행요인이라는 점에서 도움이 될 방안이 필요한데, 대한치과의사협회 차원에서 노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조정훈 원장은 “대한치과의사협회 차원에서 치과의사들의 자긍심을 높이는 사업과 정책을 지원하고 개원의들에게 발생하는 비상식적인 문제점과 어려움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된다. 직원, 보상, 환자의 문제는 개원의 개인 문제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