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탈MBA] 중간 관리자의 깍두기 역할
탁월한 조직문화 2
어린시절 동네 친구들과 게임 할 때 깍두기를 생각해보면, 게임을 잘 하지 못하는 아이가 깍두기가 되기도 하지만 게임을 너무 잘해서 어느 팀에 속했을 때 바로 승부가 나버리는 아이도 깍두기가 된다. 그리고 그 깍두기는 양 팀에 번갈아 가며 가담한다.
병원에서 중간관리자는 깍두기 같은 존재가 되어야 한다. 경력과 노하우가 쌓여 이미 숙련돼 있는 존재이니 나 스스로를 돋보이려 하기보다 자신의 능력이 필요한 팀에 가서 그 팀의 전력을 도와주는 이가 돼야 한다. 이는 각자의 역할 구분을 명확히 해야 함을 의미하고, 병원 내의 어느 포지션에 공백이 생겼을 때 그 공백이 느껴지지 않게 채워주는 역할을 해야 함을 말한다.
예를 들어, 진료실의 손이 부족해 전체 어레인지가 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생각해보자. 당신이 실장이라면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자칫 실장이 어레인지를 하려 할 수 있다. 하지만 진료실 어레인지의 역할은 진료팀장의 영역이다. 때문에 실장은 팀장이 그 역할을 잘 해내 진료실이 원활하게 돌아가 수 있게 하도록 진료 공백이 있는 부분에 잠깐의 어시스트 역할만 해주면 충분하다.
많은 중간관리자들이 착각하는 것 중 하나가 솔선수범이다. 이를 현명한 리더의 역할이라고 생각하는데, 오히려 직원들이 할 수 있는 것도 중간관리자가 맡으면 직원들의 의존도가 높아질 수 있다. 또한 자칫 직원들의 경험과 실력을 쌓을 기회를 빼앗는 악순환이 생길 여지도 있다. 중간관리자는 자신의 능력을 드러내는 것이 아닌 팀의 전력을 도와 그들의 능력을 최대치로 이끌어내는 것이 책임이자 역할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필자가 처음 실장이 되었을 때를 돌이켜보면 대체 불가능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했었다.
‘내 일을 잘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여겼고, 직원들보다 특출나야 능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 반증으로 내가 자리를 비우면 병원 굴러가는 게 뭔가 부족한 것이 맞는 것이라는 어리석은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좀 더 현명한 실장이 되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 내가 없을 때에도 병원이 잘 굴러가야 맞는 것이라는 걸 알았다.
비단 실장의 부재뿐 아니라 ‘각각의 역할 부재 시 티가 나지 않게 서로를 백업해줄 수 있는 것’간단해 보이지만 그 안에는 <직원역량과 팀웍의 강화>라는 가장 중요한 리더의 역할이 들어있다.
그것이 직원들의 리더로서 가장 중요한 본인 자신으로서 진정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일이라 생각한다.
지금까지 일을 하면서 필자가 들은 가장 큰 칭찬은 “대체불가능한 인재”라는 소리도 “상담을 정말 잘한다”는 소리도 아닌, 장기간 치료했던 환자가 마지막 내원 시 얘기했던 “이 병원은 정말 팀웍이 끝내주세요”였다. 환자에게까지 느껴질 정도의 팀웍이라면 우리들의 팀웍은 정말 끝내줬을 것이다.
그리고 그 중심엔 중간관리자의 깍두기 역할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