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치주질환’이 ‘감기’ 넘었다
지난해 환자 수 1637만 명으로 다빈도 상병 ‘1위’ 급여비용 전년대비 575억 원 증가 … 사회적 인식 개선 효과
치은염 및 치주질환으로 치과를 찾은 외래 환자 수가 2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 빅데이터 개방시스템에 공개된 ‘다빈도질병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치은염 및 치주질환’으로 치과를 찾은 환자는 1637만2879명으로 다빈도 외래 상병 중 가장 많았다. 지난 2019년에 이어 2020년도 1위를 기록한 것이다.
특히 2019년 직전년도 대비 환자 수가 35만8106명이 감소했는 데도 1위를 기록할 만큼 치주질환 환자가 많았다. 이는 급성 기관지염보다 47% 높은 수치다.
또 환자 수는 전체적으로 줄었으나 요양급여비용총액은 1조5896억 원으로 2019년 1조5321억보다 575억 원(3.7%) 증가했다.
이 같은 통계는 치과병·의원에서 심도 있는 치주치료가 꾸준히 진행되고 있는 것을 시사한다.
반면 급성 기관지염 환자는 526만 명 감소하고 급여비용도 42%가량 줄었다.
이밖에도 지난해 ‘다빈도질병 통계’를 살펴보면 ‘본태성 고혈압’이 6451만 명으로 3위를 차지했다.
이어 △치아우식(6189만 명) △혈관운동성 및 알레르기성비염(5636만 명) △등통증(5156만 명) △위-식도역류병(4638만 명) △위염 및 십이지장염(4638만 명)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 (4430만 명) △치수 및 근단주위조직의 질환(3961만 명)이 뒤를 이었다.
‘치은염 및 치주질환’은 지난 2010년 환자 수 793만1336명에서 시작했다.
이후 2013년 만 20세 이상 성인 스케일링 연 1회 보험 급여 적용이 시작되면서 1천만 명을 돌파, 7년간 다빈도 상병 2위를 유지해 왔다.
대한치주과학회는 “코로나19로 치과 환자 수가 전반적으로 감소했으나 여전히 많은 국민이 치은염 및 치주질환으로 치과를 찾아 의료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잇몸의 날 캠페인과 건강 강좌 등 대국민 홍보와 양질의 진료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치주과학회는 특히 “국민이 올바른 구강관리 습관을 생활화해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실제 치주과학회는 지난 2009년 세계 최초로 ‘잇몸의 날’을 제정해 치주질환과 전신질환의 연관성을 알리며 치주 건강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지난 3월 제13회 ‘잇몸의 날’에서 치주질환이 있는 코로나19 환자가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사망할 확률이 8.81배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전 국민을 대상으로 치주건강의 중요성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치주과학회 허익 회장은 “2년 연속 치은염 및 치주질환 외래 환자 수가 1위를 차지해 막중함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번 통계는 치주 상태가 코로나19 합병증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꾸준히 보고되고 있고 구강 내 세균 관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사회적 인식이 개선되고 있는 것을 말한다”고 밝혔다.
이어 “구강 위생과 잇몸 관리가 코로나 시대 필수 건강 지침으로 강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이 치과치료를 주저하지 않고 안심하고 받을 수 있도록 의료진이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치주과학회 김남윤 부회장은 “환자는 줄었으나 급여비용이 늘어난 것을 보면 일선 치과에서 심도 있는 치료를 꾸준히 하고 있다는 의미”라면서 “이번 통계가 치주건강의 중요성을 알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또 “여기에 더해 국민에게 코로나 팬데믹에도 치과치료가 안전하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