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탈MBA] 병원에서 바로 써먹는 질문 스킬 ‘프롤로그’
박종석 코치의 ‘성장하는 병원의 비밀’ 42
처음 코칭을 배우고 훈련을 하는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질문하기’다. 고객의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마음 속에는 어느새 고객의 말이 끝나면 어떤 질문을 해야 할지를 고민하고 있다. 많은 코칭 초보 학습자들이 지금도 필자와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많은 좌절감을 느끼고 있음을 고백한다.
일상에서는 그리 어렵지 않은 질문이 코칭에서는 어려운 이유가 무엇일까? 물론 이전 칼럼에서 필자가 썼듯이 질문을 잘 하기 위해서는 경청을 잘해야 한다는 것을 거듭된 훈련을 통해 깨달았지만 코치인 필자는 여전히 질문이 쉽지 않다.
코칭은 목적이 있는 대화다. 고객의 시간과 비용이 투입돼 어떤 형태로든 성과가 요구되는 과정이다 보니 코칭철학을 기반으로 한 코치의 마음가짐 또는 태도와 조력전문가로서 습득해야 할 코칭, 심리학 등의 지식뿐 아니라 일정 수준 이상의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요구한다. 그냥 의식의 흐름대로 질문하는 것이 아닌 뚜렷한 목적과 목표를 가지고 고객의 성찰과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과정은 많은 부분에서 코치의 노력을 필요로 한다.
병원에서도 질문은 중요한 소통 매개체로서 역할을 한다. 환자에게 증상을 묻거나 상담을 할 때 질문은 대화의 물꼬를 트는 마중물이 된다. 또 직원과의 대화를 할 때 질문은 대화의 시작을 알리는 초대장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말문을 닫는 비수가 되기도 한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라는 속담과 마찬가지로 좋은 질문 하나로 누군가의 삶의 질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질문도 격이 있고 수준이 있다. 질문이 마중물이 될 지, 아니면 비수가 될 지는 질문하는 사람의 격과 질문 수준에 달려있다. 비록 코치가 아니더라도 환자와 매일 대화하는 의료진으로서, 직원과 소통하는 관리자로서, 어느 한 가족의 부모로서 늘 대화 중 질문을 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질문 스킬은 반드시 필요하다.
질문은 상대를 생각하게 만든다. 질문 하나가 현재를 직면하게 만들기도 하고 잊고 지낸 세월을 회상하게 하기도 한다. 또한 미래를 향한 첫 발을 내딛을 수 있는 용기를 심어주기도 한다. 코칭 과정에서 수 많은 고객의 성찰을 목격하고 그들이 변화를 시작하게 한 출발은 바로 질문이었다.
이처럼 대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질문을 ‘그냥 하면 되는 것’이라는 인식으로 너무 쉽게 간과해왔다. 코칭을 하다 보면 꼬여있는 실타래처럼 상대의 마음 속에는 수많은 고민의 흔적이 보이고 생각도 어느 한 방향으로 고착화돼 있는 경우가 많다. 때로는 그들이 가진 관점을 전환하게 하는 질문이 필요할 수도 있고, 생각을 강화하게 하는 질문, 양가감정을 두 손에 움켜쥐고 선택을 주저하는 이를 위한 질문 등 다양한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는 질문을 익혀 사용했으면 한다.
이어지는 칼럼에서는 병원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질문 스킬을 다룰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