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탈MBA] 환자들은 왜 화를 낼까?

개원치과 내부 시스템 만들기

2021-01-20     임은경 대표

아기가 눈물을 뚝뚝 떨어뜨리고 눈꼽이 껴서 월요일에 반차를 내고 급하게 병원에 전화를 했다. 내가 원하는 건 두 가지였다. ‘예약을 안 했는데 방문접수가 가능한지, 소아를 봐줄 수 있는 원장님이 오늘 진료가 있는지’.

하지만 문의 후 돌아오는 것은 “당일 예약은 어렵고 환자가 많은 경우 조기 접수마감이 될 수 있다”는 단호한 대답이었다.

특히 대답하는 과정에서 상대방은 ‘접수 마감되면 진료를 못 본다’는 말을 4번이나 했다. 불쾌한 마음으로 전화를 끓으며 생각했다. 우리 모습도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겠구나. 가끔 예약전화를 받을 때 우리는 ‘난 해야 할 말을 했을 뿐인데 왜 이 환자는 이렇게 화를 낼까?’ 싶을 때가 있다.

“오늘은 예약이 마감돼서 그 시간에 오시면 많이 기다리실 수 있어요.”
이 말이 그렇게 화가나는 말일까? 싶었다. 우리는 예약이 마감 돼도 진료를 최대한 봐주려고 하는 말인 거고, 많이 기다릴 수 있다는 걸 미리 알려줘야 하니 그러는 것뿐인데 말이다. 하지만 내가 환자의 입장이 돼보니 왜 환자들이 화를 내는지 알겠다. 이유는 ‘긍정의 시그널’이 부족해서다.

환자는 몸에 불편한 것이 생기면 무거운 마음과 동시에 해결을 원하고 병원에 전화한다. 그때 우리가 환자의 불편함을 해결해줄 수 있다는 긍정의 시그널을 주지 못하면 환자는 예민해진다.

긍정의 시그널을 주기 위해 필요한 것
1. 당연하지만 최대한 긍정적인 표현을 할 것. 단어를 선택함에 있어서 가급적 긍정적인 언어를 사용해보자.
2. 그런데 어쩔 수 없이 부정적인 말을 할 수밖에 없다면 긍정/ 부정/ 긍정의 공식을 사용할 것. 

<안 좋은 예>
“오늘은 예약이 다 마감돼서 예약을 잡아드리는 건 의미가 없고, 그냥 오셔서 접수하시고 기다리셨다 보셔야 해요. 오시면 많이 기다리실 수 있습니다”

<좋은 예>
“네. 오늘 내원하실 수 있도록 도와드릴게요. 저희가 당일은 예약이 미리 마감돼서 최대한 덜 붐비는 시간대로 알려드릴 텐데요. 미리 예약 하신분들을 먼저 봐 드려야 하기 때문에 조금 기다리실 수 있어요~ 그래도 최대한 덜 기다리시는 시간으로 잡아드렸으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3. 말끝에 신경 쓰자.
같은 말이라도 말끝을 올리냐, 내리냐에 따라 어감이 다르다. 말끝을 올리거나 리듬감 없이 같은 높이로 “기다리실 수 있어요”라고 하면 단호하게 느껴진다. 말끝을 내려 부드럽게 얘기하면 환자는 그 말의 의미를 더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난 할말을 했을 뿐인데 유독 환자가 나에게 화를 많이 내는 것 같다면 내 말에 긍정의 시그널이 부족한 건 아니었는지 말하는 방법을 한 번 돌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