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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대 졸업하고 약력은 B대 동문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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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대 졸업하고 약력은 B대 동문회원
  • 정동훈기자
  • 승인 2015.02.12 11: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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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치과 학력 부풀리기 수법 교묘 … 스펙 추가 위해 겸임교수 남발

#서울 A치과의 홈페이지에 해당 원장이 모 신문에 칼럼을 기재했다며 칼럼을 볼 수 있도록 해주는 배너를 제작해 B대학 출신 구강외과 전문의라고 기재했다. 그러나 해당 원장은 타 대학 학부 출신.

#서울의 또 다른 치과. ‘브랜드 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했다며 홈페이지와 일간지에 연신 광고를 하고 자신을 B치대 겸임 교수로 홍보했다.

일부 치과에서 환자를 유인하기 위해 여전히 학력 및 수상실적 부풀리기를 하고 있어 주변 치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유명한 의사가 있는 곳, 경력이 화려한 병원을 찾으려는 환자들의 심리를 이용해 경력이나 정보를 포장하고 있는 것이다.

일부의 학력 부풀리기 행태도 여러가지다. D대 치과대학 출신의 한 원장은 치과 홈페이지 약력 사항에 B대 총동문회 이사로 자신을 소개하고 있다. 출신 대학을 언급하지 않고 출신대학원만을 밝혀도 문제되지 않는다는 점을 이용했다.


또 다른 치과의 경우 C대학에서 학부 과정을 끝내고 임치원에서 교정을 공부한 후 C대학 및 동 대학원 교정과 수련이라고 학력을 기재했다.

비전문의의 전문의 표방은 비일비재한 일. D치과의 원장의 경우 전문의 자격을 획득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설측 교정전문의에게 받는 보이지 않는 설측, 콤비교정’이라고 광고해 해당 구 보건소에 민원이 접수되기도 했다. 

학계에서도 검증되지 않은 학회나 연구회, 연구센터 수료증들도 실적 부풀리기 마케팅으로 이용된다. 1회 참석이나 일정 가입비만 지불하면 수료증을 주거나 회원 자격을 주기도 하는 곳도 있다.

개원의의 임상실력을 높이는 목표로 개설된 국내외 대학의 단기 연수회 코스도 일부의 학력 세탁의 통로로 이용되기도 한다.

단기 연수프로그램을 마쳤음에도 해당 대학을 졸업한 것처럼 표기하는 치과도 있기 때문이다. ‘OOO출신 의료진’, ‘OOO치대 임플란트과 수료’ 등이 대표적이다. 이에 일부 개원가에서는 대학의 단기 연수회를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학력 부풀리기는 아니지만 무분별한 외래교수 및 겸임교수 타이틀을 이용한 마케팅도 문제로 지적된다.

지난해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한선교 새누리당 의원이 교육부와 서울대학교에서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치의학과 겸임교원은 283명으로 나타났지만 이들의 강의 시수는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의원은 “개인치과 원장이 겸임교수의 대부분인 치의학과의 경우 형식적인 임용 과정을 거쳐 교수라는 ‘스펙’을 추가하기 위해 겸임교수 제도가 남발되는 경향이 높다”고 지적했다.

물론 해당 개원의들이 약력이나 타이틀을 부풀리는 것은 단순히 자랑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많은 수료증을 가지고 있으면 환자들이 더 선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력을 부풀리거나 허위로 기재해 광고하는 행위는 많은 노력과 시간, 자본 등 기회비용을 바치며 공부해 정당한 자격을 갖춘 동료들에 대한 모욕이자 월권행위가 될 수 있다.

특히 보건의료인이 의료광고나 홈페이지나 의료기관에 허위로 학력을 기재하는 것은 의료법에 위반되는 범죄행위로 간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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