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9-09 21:19 (월)
[송선헌의 시와 그림] 하찮은 개망초에게서도
상태바
[송선헌의 시와 그림] 하찮은 개망초에게서도
  • 송선헌 원장
  • 승인 2024.09.05 11: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송선헌 대전미소가있는치과 대표원장

 

 

아메리카 인디언들의 땅 북아메리카에서 일본으로, 다시 구한말에 철도 침목(枕木)에 씨앗이 붙어서 멀리 조선까지 들어와 천지를 덮었으니
나라(경술국치, 1910)나 농사를 망치게 한다고 하여 망초(亡草)라 부르는데
서양에서는 말이 지나다니는 자리에 핀다고 Horseweed라 하고
MZ세대들의 ‘개좋아’처럼 ‘찐’이라는 뜻의 ‘개’와 달리
개망초의 ‘개(犬)’는 개살구의 ‘개’와 같이 흔하다는 뜻이며
씨앗에 날개가 있어 바람이 닿는 어디든지 가서 하얀꽃을 피우는
망초와 개망초는 형제 같지만 속(屬)이 달라 키는 망초가, 꽃은 개망초가 더 크며
또한 강한 생명력과 번식력으로 민초들처럼 황폐화된 땅에서도 잘 자라고
개망초 중심의 노란 통상화(Disk flower, 管狀花)가 계란을 닮아 계란꽃이고
잎들은 효율적으로 빛을 받기위해서 135도 차이로 나오는 과학을 품고 있다.
갑사 템플스테이에서는 개망초 잎을 비빔밥에 넣어 나를 놀라게 했다.
 
꼭 뜨거운 여름이 서서히 지나가는 벌초 때가 되면 조상님들 산소에 지천으로 펴 원망의 주범이다가도 안경을 벗고 가까이 보니 
내 마음이 순하면 들꽃이요
내 마음이 강퍅(剛愎)하면 잡초(雜草)라는 걸 알았답니다.

인디언들의 언어에는 잡초라는 말이 없다고 합니다.
아, 이 세상에 잡초는 없구나! 
내 마음이 잡초였던 거였어!
그리고 꼭 망초인지 개망초인지 구분하면서 살아야할까요? 
안 그래도 까칠한 성미로 늘 구박을 받는데...

그리고 아무데나 피는 꽃, 개망초의 꽃말이 화해이듯이 
잡초들과도 진정한 화해를 해야겠습니다. 
미안한 마음이 드는 초가을에.

 

<화해를 청하는 개망초꽃, 2022-08, 송선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기술 트렌드
신기술 신제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