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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선헌의 시와 그림] 양귀비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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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선헌의 시와 그림] 양귀비를 만나다
  • 송선헌 원장
  • 승인 2024.06.06 15: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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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미소가있는치과Ⓡ 송선헌 대표원장

 

양귀비(Poppy): UCLA 가는 새벽길(1996)에 검은 양귀비가 뿌려진 베이글(Bagel)을 먹고는 마약 아닌가? 의심했었다.

4월에 모하비사막 엔텔롭밸리에 파피를 맞이하러 갔더니 사방천지가 붉은 위안(Comfort)들이었다. 

본과 1학년 약리학 시간에 앵속(罌粟)의 표면에 상처를 내면 나오는 흰 즙이 아편(Opium)이며 여기에서 몰핀과 헤로인을 추출한다. 그리고 뇌하수체의 몰핀이 행복 호르몬 엔돌핀이란 것을 공부했다.

모든 게 부족한 북한에서는 진통제 대용으로 양귀비를 재배하며 뽕인 세계에서 가장 순도가 높은 메스암페타민을 생산, 우리나라의 마약들도 북한산일 가능성이 크다.

아프가니스탄은 세계에서 가장 큰 아편 생산-수출국으로 탈레반의 수입원이었다.

생로병사의 고통을 잊고자 아편굴(Opium den)의 연기는 중독현상을 일으켰고 금단현상으로 온몸이 벌레가 물어뜯는 고통을 느낀단다.

헤로인은 너무 강력해 거리의 화가 바스키아를 27살에 죽음으로 내몰았다.

히말라야 양귀비는 부탄의 국화이고, 하얀색 개양귀비는 反戰주의자들의 항거다. 모든 전쟁은 마약 중독자들을 양산했다. 중국과 영국의 아편전쟁(1842)으로 중국은 홍콩을 할양(割讓)했다. 태국-미얀마-라오스의 골든트라이앵글은 아편의 늪에서 가까스로 벗어났다. 5월의 하동 북천과 원주 용수골엔 마약성분이 없는 개양귀비축제가 열린다. 어부 출신 산티아고가 걸은 산티아고 가는 길의 개양귀비인 아마폴라(Amapola) 잔치도 보고 싶다. 꼭... 같이.
삶은 고통이라지만...

양귀비(楊貴妃): 그녀는 자질풍염(資質豊艶) 즉 비만, 22살 때 시아버지였던 당 현종(56살)의 비(妃)가 되었다. 나는 절세미인의 귀비(貴妃)를 만나러 시안으로 갔다. 목욕하던 풍만한 흰 대리석 동상이 나를 맞이했다. 역시 그녀는 가무로 눈을, 총명으로 마음을 사로잡은 지적인 여자 해어지화(解語之花)였다. 그러니 전쟁에서 돌아오면 둘은 거칠게 하나가 되어 오죽하면 병풍의 시초가 민망해서라지 않던가? 

낙양에 있는 백거이도 장한가로 둘의 로맨스를 노래했다. 암내로 전용 목욕탕인 해당탕(海棠湯)에 자주 들어가야 했던 그녀, 다행인 것은 현종이 축농증을 앓아 냄새를 몰랐고, 그곳엔 아직도 따뜻한 물이 솟고, 피부를 위해 클레오파트라도 즐겼다는 석류와, 남방(南方) 과일 여지(   枝, 리치)를 위해 급행마차로 신선도를 유지했다. 귀비보다 나이가 많았지만 총애한 양아들 안록산의 난으로 도주하던 중 38세에 목을 매달았고 섬서성 그녀 무덤의 흙은 화장품으로 파가서 이젠 단단한 벽돌로 덮었다. 6년 후 현종도 갔으니 다 가질 수 없는 것이 세상사... 소유도 유효기간 동안만 잠시뿐... 그래도 오르고 싶은 게 인간 욕심? 
허허.

<양귀비꽃, 2024-05, 송선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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