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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훈 원장의 원장실 경영학] 이젤 INCU TPOM 1-Poka-Yo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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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훈 원장의 원장실 경영학] 이젤 INCU TPOM 1-Poka-Yoke
  • 조정훈 원장
  • 승인 2023.03.09 08: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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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새해가 되어 거의 매주 반가운 얼굴들을 만난다. 직업이 ‘원장’이다 보니 지인들이 경험한 의료기관들의 평가나 불평들을 자주 듣게 된다.

얼마 전 재무 이사로 승진한 지인 B의 사례는 ‘진료 진행의 운영 관리’가 전문의의 실력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

머리의 이마 보톡스 주사와 복부 지방 분해 주사 시술을 위해 A 병원을 방문한 B는 병원의 홈페이지와 원장님의 화려한 약력 그리고 멋진 방송 동영상들을 보고 진료 예약을 진행하였다고 한다. 진료 예약 당일에 확인한 대기실 환자들만으로 B는 A 병원의 평생 고객이 이미 되었다고 한다.

원장님의 친절한 설명과 진료 결정에 따라 이마와 복부에 주사를 맞기로 하였다고 한다. 진료실에 누워 원장님을 기다렸고 드디어 젊은 직원이 들어왔다. 그런데 주사 시술을 위한 마취 크림을 바르는데 이마만 바르고 복부에는 바르지 않는 것이었다.

궁금해서 왜 복부는 바르지 않는지 물어보고 싶었다. 우물쭈물하다가 젊은 직원은 진료실을 나갔고 다시 한참 혼자가 되었다. 그리고 다시 한참이 지나 드디어 원장님이 들어오셨다. 이마 보톡스 주사 시술은 순조로웠단다.

그러나 복부 지방분해 주사 시술은 첫 방부터 ‘아얏’을 외치고 말았다. 너무 아팠다고 했다. 그때가 돼서야 마취가 전혀 되지 않음을 인지한 원장님과 B는 결정해야 했다. 복부 지방분해는 다음에 하고 오늘 시술을 중단할 것인지? 아니면 다시 마취 크림을 바르고 대기후 다시 시술을 받을지? 원장님도 다음 시술들이 있어 순차적인 예약 진료가 엉망이 되는 것이고 B도 다시 시간을 낸다는 것이 어려운 일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B는 다시 A 병원을 찾지는 않을 것 같았다.

여기서 “담당자가 누구야?”라고 말한다면 생산 운영 관리(POM Production and Operations Management)를 모르는 사람이다. 이 경우는 사람이 잘못한 것이 아니라 ‘진료 진행 운영 관리(Treatment POM) 시스템’이 잘못된 것이다. 그리고 TPOM은 원장의 업무가 된다.

프레더릭 테일러(Frederick W.Taylor, 1856~1915)는 철강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관찰하고 연구하여 그들의 작업을 작은 단위로 분해하였다. 그리고 작은 단위의 직무를 가장 효율적으로 달성하는 방법들을 찾으려 하였다. 결국 나태한 직원들을 효율적으로 일을 시키는 것은 ‘관리자의 책임’이라는 결론에 이른다.

프랭크 길브레스, 릴리안 길브레스(Frank Gilbreth, 1868~1924 Lillian Gilbreth, 1878~1972) 두 사람은 부부이고 특히 릴리안은 ‘경영관리의 어머니’로 불린다. 이들은 공장 근로자의 모든 동작을 17가지로 분류하고 서블리그(Therblig)라 불렀다. 이들도 불필요한 동작을 제거하는 것이 업무 단순화의 핵심으로 보았다. 특히 프랭크는 “게으른 사람은 쉬운 방법을 찾을 것이기 때문에 나는 항상 게으른 사람을 택하여 어려운 일을 할 것입니다”라는 명언을 남긴다.

엘튼 메이요(Elton Mayo, 1880~1949)는 생산 능률에 관한 연구를 하며 ‘근로자의 동작만큼 근로자의 정서 상태가 중요하다’라고 믿었다. 그래서 그는 ‘인간관계 운동의 아버지’로 불리기도 한다. 유명한 ‘호손 효과(Hawthorn effect)’는 1927년 미국 시카고의 웨스턴 일렉트릭(Western Electric) 사의 호손(Hawthorn) 공장에서 진행된 실험이었다. 처음 실험의 목표는 공장 작업장의 조명과 생산성과의 관계를 알아보려는 것이었다.

상식적으로 작업장의 조명이 밝을수록 생산성이 늘어날 것으로 생각했으나 조명과 관계없이 생산성은 늘어났다. 그는 조명 실험, 계전기 조립 실험, 면접 실험, 배전 기선 관찰실험을 하였다. 다양한 실험에도 결과는 생산성이 향상되었다. 호손 공장의 근로자들은 자신의 단순한 근로가 중요한 실험의 일부라는 사실을 알고 자신들의 행동을 변화시킨 것이다. 특히 직원 면접 실험 후 감독관들이 직원들에게 더 잘해 주었다는 것도 알게 된다. 실험적으로는 실패하였고 학문적 의미도 없었지만, 기존의 물질적 보상에 중심이던 과학적 관리에 인간관계론을 등장시킨 기회가 된다.

에드워즈 데밍(William Edwards Deming, 1900~1993)은 미국의 엔지니어이자 통계학자 그리고 경영컨설턴트였다. 그는 1950년대 일본의 품질관리 운동을 주도한 사람이기도 하다. 상품의 출하 전 모든 공정의 불량품 발생을 줄여 전체의 효율성을 높이는 ‘전사적 품질경영(TQM, Total Quality Management)’을 주장하였다. 더욱이 제품의 허용오차와 불량을 구분하는 통계적 공정 관리(SPC, Statistical Process Control)을 개발하기도 하였다.

예를 들어 대량 생산되는 타이레놀의 중량이 500mg이 목표라고 할 때 전체 알약의 중량은 599mg부터 401mg까지 다양한 정규분포 곡선을 그릴 것이다. 물론 목표인 500mg의 정상 제품이 가장 많은 평균값이 될 것이지만 다양한 중량이 발견될 수 있다. 이 경우 1표준 편차 또는 1시그마 밖의 중량을 불량으로 보면 68%의 제품만 정상으로 본다는 것이다. 한때 유명했던 ‘6시그마’는 모토롤라가 등록한 상표이기도 하지만 의미는 100만 개의 모토롤라 제품 중 +6시그마와 -6시그마의 불량률인 0.002개의 뜻하여 불량품 제로를 목표로 한다는 뜻이다.

인간은 늘 실수를 할 수 있기에 불량품을 만들 수 있다고 보고 1960년대 일본 토요타의 시게오 신게는 직원들의 실수를 줄이기 위해 ‘바보가 해도 실수가 없는 시스템’ 즉 일본어 ‘Baka-Yoke 시스템’을 만들었으나 단어가 좋지 못하다고 해서 일본어 ‘Poka-Yoke 시스템’ 즉, ‘실수를 피하다’로 바꾸었다고 한다. 즉 생산 공정상의 볼트와 너트를 단계적으로 다른 크기를 사용하거나 비대칭으로 만들어 반대로 부착할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이다.

치과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Poka-Yoke 시스템이 있으니 수십 개의 수술 드릴과 기구를 깔끔하고 크기별로 배치한 ‘임플란트 수술 키트’가 된다. 색과 크기만 구분한다면 개별 드릴과 기구의 분실을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우리가 TPOM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어처구니없는 누군가의 실수가 돌이킬 수 없는 의료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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