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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연재] 출혈성 질환자의 치과치료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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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연재] 출혈성 질환자의 치과치료 C
  • 김영진 박사
  • 승인 2023.01.19 09: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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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치료 시 고려할 전신질환 A~Z ③

1. 출혈성질환의 징후
치과치료를 위한 환자진찰 시 조금만 주의하면 발견할 수 있는 신체적 징후가 출혈성 질환의 진단에 매우 중요하다.

1) 혈액질환을 갖는 환자들의 대부분이 피로감이나 체중감소, 발열, 출혈 등의 비 특이적인 주소를 갖는다. 피로감은 의과외래를 찾는 환자들에서 다섯 번째로 흔한 증상이고 그 감별도 매우 어렵다.

특히 만성적인 피로감을 호소하는 환자들 중 7%는 가벼운 혈액학적 이상을 갖는데 그 중 대부분이 철 결핍성 빈혈이다.

만일 별다른 증상 없이도 최근 6개월에 걸쳐 10%이상의 체중 감소가 있다면 혈액과 관련된 악성종양을 의심해야 한다.

쉽게 멍이 들거나 작은 상처에도 불구하고 과다한 출혈이 있는 경우 문진 과정에서의 감별 점은 출혈부위이다. 코피, 월경과다, 치주조직이나 발치와를 통한 구강내출혈이나 장출혈 또는 피부점막 출혈이 있는 경우에는 혈소판 응괴를 형성하는 1차 지혈과정에 장애가 있다.

2) 출혈을 주소로 내원한 환자의 출혈 과거력은 혈액검사만큼이나 중요하다. 포경수술이나 편도절제술 후 과다출혈이 있었던 경우라면 선천성 응고장애를 시사한다. 출산 후 몇 주가 지나서 산후 출혈이 있었으면 제 8응고인자에 대한 후천성 방해인자의 생성과 관련이 깊다.

헌혈의 과거력이 있으면 과거 혈액검사를 받은 적이 없더라도 헌혈당시의 혈액지표들이 정상이었음을 알 수 있다.

만일 수혈을 받은 경험이 있으면 수혈 당시의 내적, 외적 인자들에 의해 빈혈의 정도가 심했거나 후천성 면역결핍증의 위험이 있음을 추정할 수 있다.

3) 혈액질환의 상당수는 유전성 질환이므로 가족력 청취만으로도 진단에 큰 도움을 준다.

또한 유전방식을 알면 무증상의 혈액질환에 이환된 가족 구성원을 찾아 조기치료하거나 가족계획을 세우는 데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4) 과다한 음주력을 가진 환자는 대구성 빈혈과 혈소판 감소증을 나타낼 수 있다. 마약중독이나 무분별한 성접촉 사회력은 혈소판 감소증, 골수 이형성증, 림프절종대 등의 다양한 증상을 나타내는 후천성 면역결핍증(AIDS)의 진단에 도움을 준다.

동남아시아, 아프리카등지로의 여행경력은 출혈성 소인을 나타내는 열대성 말라리아의 진단에 빠질 수 없는 단서이다.

5) 환자가 복용하고 있는 모든 약물, 특히 민간요법제를 포함한 한약복용 등에 관한 문진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 

아스피린, 비스테로이드 소염진통제, 항생제, 금제제, 키니네, 항경련제, 헤파린 등은 혈소판의 수적 혹은 질적 이상을 가져올 수 있는 많은 약제 중 일부에 불과하다.

육상선수나, 수영, 사이클, 조정 선수들에게서 과도한 운동 후에 용혈성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모형 비행기 제작에 쓰이는 접착제나 염료, 고무 가죽제품의 제조공정에서 용매로 쓰이는 벤젠의 흡입에 의해서도 재생불량성 빈혈이 생겨 혈액응고 장애를 유발하기도 한다.

2. 출혈성질환의 진단

1) 피부
먼저 피부의 색과 양상을 살핀다. 피부가 창백한지는 손바닥의 손금으로 제일 정확히 알 수 있는데, 혈색소 수치가 7g/dL 이하가 되면 손금이 노랗게 관찰된다.

피하에 나타나는 점상출혈이란 압력에 의해 소실되지 않는 1~3㎜의 홍색 내지 자주색 반점을 말한다.

신체하부나 혈압측정을 위해 커프를 감았던 부위에도 점상출혈(Petechiae)이 주로 생기는데 이와 같은 점상출혈은 혈소판의 질적 이상이나 수적 감소, 혈관의 이상 등이 원인이다.

융합성 점상출혈이나 비교적 크기가 큰 자반(3~10㎜)도 역시 압력을 가해서 없어지지 않는다.

노인성 자반은 결합조직의 콜라겐 지지가 약해지고 혈관이 취약해지는 손등이나 팔 등에 잘 생긴다.

사지와 엉덩이의 두드러기로 시작해 붉거나 갈색의 융기된 자반으로 발전하는 피부병변은 Henoch-Schönlein purpura의 특징이고 발열, 관절통, 복통 등이 동반된다.

특히 10㎜이상의 반상출혈이나 혈종은 2차 지혈과정의 장애에 의하여 나타나는데, 옆구리나 배꼽주위의 혈종은 결체조직 하방이나 복강 내로 상당량의 출혈이 있음을 암시하는 중요한 징후이다.

반상출혈이나 혈종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색깔이 홍색, 자주색, 노란색, 녹색의 순서로 변한다.

위와 같은 증상들이 있는 환자들은 발치나 치주수술, 임플란트 시술을 포함한 치과수술중이나 술 후 과다출혈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2) 눈, 귀, 코, 목
혈우병환자는 눈에 타박상을 입었을 때 안와조직의 출혈에 의한 진행성 안구돌출이나 주변 조직에서 괴사가 일어난 병력을 갖는다.

과다한 코피를 흘린 병력은 혈소판 감소증의 중요한 지표이다.

3) 구강
구강은 혈액공급이 풍부하기 때문에 치과의사들이 시진하면서 혈액질환의 증거를 볼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기관이다. 통상 급성백혈병환자의 17%는 구강증상만이 발현하고 나머지 65%의 환자에서는 구강증상과 함께 다른 신체적 소견들도 나타낸다.

우선 치은조직의 출혈, 동통, 궤양이 흔한 증상이고 점상출혈이나 볼 점막의 수포, 궤양, 치주염 등이 빈번히 발견되는 것이 진찰소견이다. 드물기는 하지만 잇몸에 백혈구가 침윤되는 경우도 있다.

다발성 골수종 환자의 14%에서는 턱의 통증이나 구강내 이상감각, 구각부의 종창, 연조직의 종물, 치아의 동요 등을 수반한다.

다발성 골수종은 이와 함께 용해성 골 병변, 골감소증, 병적골절 등도 일어남을 관찰할 수 있다.

동통을 수반하는 포도송이 모양의 수포가 볼 점막에 발생하면 급성 특발성 혈소판 감소증이 의심된다.

설염은 비타민 B12나 엽산의 결핍 시 잘 생기며 심한 쓰라림, 이상 감각과 함께 특히 미각의 변화를 호소한다.

응고장애를 수반하는 설염의 경우 혀의 유두가 소실되고 표면이 붉은 색조를 띠며 설 배면과 측면의 궤양이 흔히 관찰된다.

철 결핍성 빈혈환자의 6~36%에서 혀의 동통을 호소하고 대개는 구각염과 동시에 대설(大舌)증상도 나타난다.

 이러한 환자들은 임플란트 시술을 포함한 치과영역의 수술 전에 전신증상의 개선을 위한 치료요법을 시행하고 수술중이나 수술 후의 과다출혈 가능성에 대비하여야 할 것이다.

병력청취와 진찰소견은 임상검사나 방사선검사 못지않게 치과의사들에게 혈액질환에 관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매우 중요한 분야이다.

환자의 증상뿐만 아니라 과거력도 잘 살펴야 하고 취미활동 중 물리적 또는 화학적 요인에 노출된 정도, 사회적 배경 등에 관한 질문이나 관찰이 혈액학적 질환을 발견하는데 중요한 단서가 된다.

지금처럼 현미경 검사나 각종 임상병리검사가 일반화되지 못한 시절에는 악성빈혈이나 자반증, 혈우병 등이 대부분 치과의사들에 의해 진단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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