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선헌의 시와 그림] 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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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선헌의 시와 그림] 귤
  • 송선헌 원장
  • 승인 2022.12.01 09: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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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미소가있는치과Ⓡ 송선헌 대표원장
시고 단 귤, 2020-11, 송선헌
시고 단 귤, 2020-11, 송선헌



1. 내 코는 일기예보가 필요 없이 날이 차면 제일먼저 수은주처럼 아래로 흐른다.
그만큼 티슈는 책상에 쌓이고 치우지 못해 잔소리도 같은 양으로 쌓인다.
내가 부실해 그려유~~ 하는 것도 익숙하다.
사랑이겠지만 1식 2찬이 미안했는지 툭 내밀고 간 미안한 귤(橘) 2개...

2. 지금은 흔해빠진 너지만 삼국시대엔 왕족이나 먹었듯이 한 때는 꽤나 간지 나는 선물이었는데
누군가가 미캉(みかん) 한 봉다리 밀어 넣으면, 그 맛에 입이 호강하고 너는 저장성 원저우(溫州)에서 일본에 갔다 와 온주(溫州)밀감이 되었는데, 제주 왕벚나무를 타케 신부가 발견해 일본으로 보냈고 이에 포리 신부가 보낸 귤나무 14그루를 서귀포 면형의 집에 심은(1911) 것이 너의 족보인데, 박통 때 탱자나무에 머리카락 심듯 접목되어 모슬포에서 유학 온 치과대학 친구의 대학나무가 되었다. 또 제주에선 부실한 귤을 구워 먹어 감기를 예방한다. 
시퍼런 널 에틸렌(C2H4) 가스로 후숙(後熟)시킨다지만 먹기 전에 애인처럼 살살 아껴주면 더 달고 혹, 스릴러 보면서 과식하면 발바닥까지 노래지니 남긴 귤홍(橘紅)은 껍질로 고이 덮어 탈수를 막아라.
그러다가 목이 칼칼하거들랑 귤피일물탕(橘皮一物湯) 한 사발 들이키고 산에 오르라. 단, 거기엔 껍질 함부로 버리지 마라. 동물들에겐 딱딱한 독가시니깐.

3. 니가 1,000km나 흐르는 회하(淮河)를 건너 비슷하지만 더 찐하고 더 시큼한 탱자(枳)가 된다는 귤화위지(橘化爲枳)는 환경에 따라 기질이 변한다는 심리학 개론
인간도 오랜 기간 가축같이 Sal에 길들여 진 것?
나도 아내의 테러토리에 종속된 男?
너처럼 너무 달지도, 너무 시지도 않게 
그리고 마음만 착하도록 도강(渡江)하자
심지(心志) 있게, 제발 죽정이 날리듯 까불지 말고...
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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