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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개원가 발길 뚝… 방법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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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개원가 발길 뚝… 방법 없을까?
  • 서아론 기자
  • 승인 2022.11.24 1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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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지난 시점에서 갈림길
임상에 필요한 요소 갖춰 나가야

경영난에 시달리며 문을 닫는 치과가 점점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최근 발표한 ‘보건의료자원 현황 통계 분석(2016년~2019년)’에 따르면 치과 2147곳이 폐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마다 500여 곳이 문을 닫는 셈인데, 이 가운데 1990년대 1만여 명을 조금 넘었던 치과의사 수는 2만 6978명(2020년)으로 집계돼 치열한 개원가 경쟁 양상을 짐작케 했다.

최근 개원 2년 차에 접어든 40대 A원장은 “신축 아파트 단지가 늘어날 때 권리금을 수억 원까지 얹어주며 개원했지만, 아파트보다 경쟁 치과가 더 많이 늘어나는 등 치열한 경쟁의 현실 속에서 치과 폐업과 함께 개인회생 신청을 심히 고려 중이다”라며 한숨을 쉬었다.

출처:이미지투데이

B원장은 수도권의 목 좋은 자리에 있던 치과 건물 2층을 부동산 중개업소에 내놨다며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개원한 지 3년이 지나자 주변에 감당 못할 정도로 치과들이 우후죽순 늘어났으며, 이에 더해 ‘저수가 임플란트’를 내세우는 치과들의 공세에 속수무책일 수 밖에는 없었다는 것이다.

이같은 개원가의 수익 창출에 대한 경쟁 격화로 양극화 현상마저 심해지고 있다. 그 여파로 빚을 내 시작한 치과를 헐값에 되팔고 신용불량자가 되는 경우도 심심찮게 나타나고 있다.
 

장기적 비전 바라봐야
2019 한국치과의료연감 자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개원한 치과병원(21개소)과 치과의원(868개소) 중 폐업한 치과병원은 15개소, 치과의원은 576개소에 달했다. 이를 통해 개원만큼 폐업도 활발하게 이뤄졌음을 알수 있다.

이와 관련해 대한치과의사협회 이석곤 경영정책 이사는 “연구기관 또는 행정부 등 국가기관에 치과의사가 갈 수 있는 길이 부족하다”고 지적한 뒤 “개원이 대도시 위주로 집중되는 현상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반면 오히려 지방의 소도시는 치과의사 수가 부족해 효과적인 배치가 잘 안 되는 부분이 있다”고 진단했다.

출처:이미지투데이

또한 “치과의사들의 마인드도 이에 한 몫 한다고 생각한다. 구강 건강에 기여하는 봉사직이라는 의식을 갖춰야 하는데, 이익 추구를 위주로 눈을 돌리다 보니 정작 임상에 필요한 요소들을 갖추지 못한 채 개원 후 폐업을 반복하게 된다. 당장 눈앞의 이익을 좇기보다 차근차근 회복해 나가겠다는 장기적인 비전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보통 3년 정도 지난 시점에서 매출이 정중동이면 폐업을 고려한다고 입을 모은다. 환자가 늘지 않더라도 매출이 크게 줄지 않으면 새로운 이전 및 개업에 대한 부담, 비용 부담으로 폐업 수순에 들어가는 치과가 많은 것이 현실이라는 것.

수익성 악화를 이기지 못해 불법을 저지르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임플란트, 교정, 미백 등 다른 비급여 진료과목 역시 과도한 할인을 하거나 ‘⃝⃝치료를 하면 ⃝⃝치료 공짜’라며 치료 시 다른 시술을 포함하는 불법 의료광고까지 성행한다.

C원장은 “광고보다도 중요한 것은 병원에 내원하는 환자들이 재내원 할 수 있는 경영전략이 중요한데, 일부 치과의사들이 가격 경쟁에만 과도하게 신경 쓴다”며 “환자에게 진정성 있는 치료를 하는 것이 의사가 해야 할 진료의 중심인데, 이를 망각하는 것은 결국 국민건강에도 해를 끼치는 결과다. 의료의 가장 중요한 본질적인 가치에 집중하는 것이 모든 경영전략에서 최우선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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