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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훈 원장의  원장실 경영학] ‘의료 자영업자’ 여러분, ‘성과급제’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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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훈 원장의  원장실 경영학] ‘의료 자영업자’ 여러분, ‘성과급제’ 어떠세요?
  • 조정훈 원장
  • 승인 2022.11.24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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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서두에서 직역에 대한 정의를 한 번 해보겠다. 개인 병의원에서 진료 보는 이들을 나누어보자. 의사는 경영자+근로자+투자자로서 ‘의료 자영업자’로, 의사를 도와 병의원의 진료 업무를 가능토록 하는 간호사나 치과위생사는 ‘진료 근로자’로 분류해 볼 수 있겠다.

두 직역의 본질로 인해, 병의원 경영은 결국 사업의 영역에 귀속된다. 그래서 의사를 의료 자영업자로 표현했다. 국가에서 발급한 사업자 등록증과 납세의 의무가 이를 증명한다. 또 간호사나 치과위생사는 해당 의료기관의 근로자다. 그 증거도 제시해본다. 그들이 적용받는 근로기준법, 그들이 산재보험 및 고용보험 등에 가입된 점 등이다.

다만, 일부가 이런 현실을 잊은 듯하다. 그로 인해 우리 사회에는 의사나 간호사의 봉사를 당연한 가치로 여기는 듯한 풍토가 조성돼왔다고 본다. 

아울러 이러한 ‘현실’과 ‘사회적인 인식’ 간의 거리감은 최근 젊은 의사‧간호사 등 진료인들의 불행한 감정을 야기하는 요소로도 존재한다는 생각도 덧붙여본다.

실상이 이러하니, 근로자를 품고 있는 ‘의료 자영업자’의 부담감도 덩달아 가중된다. 더욱이 최근에는 직원관리에 소요되는 노력의 정도가 과거보다 훨씬 높게 치솟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의료기관을 통솔해야 하는 원장이라면 답을 찾아야만 한다. 이에 아래부터 현 이젤치과그룹 대표이자, 경영학도, 20여 년간 치과를 운영해온 필자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직원 관리 관련 지식을 ‘의료 자영업자’들에게 제시해보고자 한다. 주제는 ‘성과급제’다.
 

출처:이미지투데이

1. 성과급제의 성질과 맹점
의료기관 숫자의 증가는 병의원 간 경쟁의 심화를 부추긴다. 중요한 점은 치과의사 본인뿐만 아니라 직원들도 이 경쟁구도 속 구성원이 된다는 점으로, 이는 직원들에게 상당한 스트레스를 유발시킨다. 이러한 상황에서 ‘성과급제’를 사용해 해당 스트레스의 방향을 외부가 아닌 원내 직원 간 선의의 경쟁 쪽으로 전환해보자.

성과를 토대로 한 적절한 개인적 보상, 그것이 바로 ‘성과급제’의 기본 성질이라 할 수 있겠다. 이는 ‘일한만큼 받겠다’는 등의 MZ세대의 사고와도 상당 부분 맞아 떨어지는 개념이다. 또 평균치의 230%라는 ‘ROI(Return On Investment)’, 즉 대단히 높은 재무적 성과를 보여주기도 한다.

다만, 부작용도 만만찮다. 시행 초기에는 조직의 빠른 성장을 이끌지만, 장기 적용 시 직원들의 생산성과 만족도의 하락이라는 결과가 종종 발생하곤 한다.

직원 간 협동의 소멸이란 문제도 야기할 수 있다. ‘성과급제’는 △단기성과에 집착(73%) △팀‧부서 간 협력 파괴(36%) △직원 간 경쟁과다(21%)를 보인다는 등의 설문(삼성경제연구원)결과가 언급한 이론을 뒷받침한다. 협동의 소멸은 조직문화를 희석시켜 직원들의 스트레스를 증폭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출처:이미지투제이

2. 직원 평가에 사용되는 상대평가의 문제
성과에 따른 보상을 위한 직원평가 기준도 중요하다. 보통 ‘상대평가’를 실시, S급(10%)→A급(20%)→B급(40%)→C급(20%)→D급(10%) 등 등급별로 보상이 이뤄진다.

여기서 ‘상대평가’란 개념이 변수가 된다. 예컨대, 훌륭한 직원이 어우러진 치과에서는 직원들을 등급별로 배치하기 까다로울 것이며, 또 최상위의 S급 직원과 최하위의 D급 직원의 성과‧능력이 큰 차이가 없더라도 보상 정도는 차이가 큰, 다소 난감한 상황이 빚어질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적절한 기준을 아주 세부적으로 세워둘 것을 권장한다.
 

3. 성과급제의 차등 보상 문제
병의원의 총괄 경영자인 원장은 무엇보다 ‘조화’에 무게를 둔 조직문화를 조성해야 할 것이며, 그 후 성과급제를 서서히 적용하는 방향을 조심스럽게 제안하는 바이다. 그래야만 마치 정글과도 같은 직원 간 경쟁의 장이 펼쳐지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가정 하나 해보면, 성과급 대상에서 제외됐거나 그 예상이 되는 직원이 있다고 하자. 그 직원은 조직에 반발하거나 여러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또한 극단적인 가정이긴 하나, 만약 팀별로 성과를 따지는 병의원이라면, ‘성과급 제외 직원’ 보유 팀에서 해당 직원을 거부하는 등의 기류가 발생해 조직 전체의 분위기를 해칠 수도 있다.

따라서 필자는 조화로운 조직문화 조성이 앞서 언급된 모든 과정보다 선결돼야 하는 요소라는 입장이다. 그 과정에서 원장-직원 간 수차례의 소통으로 성과주의의 득실을 살펴본 뒤, 직원들이 자연스럽게 상호 협력해 만들어진 성과주의가 진정한 성과주의라는 점도 덧붙여본다.

아울러 원장은 성과급제의 정확한 이해는 물론, 실적을 따질 때도 관련된 지식을 토대로 한 명확한 기준을 잣대로 사용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전체 구성원의 목표를 설정하는 과정서 혼란이 빚어져 원장이 원하는 결과를 도출하는 데 큰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
 

경영학적 지식, 왜 필요할까
혹자에겐 ‘경영학적 지식’이 큰 필요 없을 수도 있다. 의료기관의 진료과목, 개설지역 등에 따라 영업이익과 세후 순이익이 차이날 수 있고, ‘ROI’가 달라져 당장 급하지 않은 사안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어느 정도 동의한다.

그러나 현 시대를 살아가는 의료인들에게 경영학적 지식은 선택사항이 아닌 필수사항이 되고 있다고 감히 말하겠다. 고성장 시대의 종말로, 저성장 시대를 달려가는 대한민국이기 때문이다. 이에 한 번 쯤 필자의 글을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조심스럽게 권해보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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