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선헌의 시와 그림] 벗는 배롱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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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선헌의 시와 그림] 벗는 배롱나무
  • 송선헌 원장
  • 승인 2022.08.18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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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롱처럼 다 벗고 꽃을 피우자, 2022-07, 송선헌>

윤회(Samsara)의 부처꽃과에 속해 그런지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 무색하게 꽃은 오래 피어 목백일홍(紫薇花, 자미화)이고 충청도에서는 나무껍질을 긁으면 잎이 움직인다고 하여 간지럼나무라고 한다. 그리고 금산사와 인천에는 ‘수다스러움, 꿈, 행복’의 꽃말을 가진 흰꽃의 흰배롱나무(銀薇, 은미)도 있다.

나무줄기가 벗은 여체를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대갓집 안채에는 심지 않았다. 그러나 사찰과 서원 주변에 많은 이유는 껍질을 다 벗어 버리듯 세속(世俗)의 때를 완전히 벗어버리고 수행 그리고 청렴하라는 뜻이다. 

충직한 나무의 상징으로 속설에는 심은 사람이 죽으면 3년 동안 흰 꽃이 핀단다. 그래서 배롱나무의 꽃말은 ‘떠나간 벗을 그리워함’이다. 사랑하는 이가 곁에 있을 때 더 사랑하라는, 지금 더! 사랑하라는 배롱나무야!

너와의 터질 듯한 붉은 데이트는 부산 양정동(팔백 년, 천연기념물 제168호), 서산 문수사, 공주 신원사. 황간 반야사, 남원 선국사, 강진 백련사. 울진 불영사, 밀양 표충사, 양산 통도사, 안동 병산서원과 체화정, 경주 서출지, 고령 양전마을, 달성 화목정, 논산 명재 고택, 강릉 오죽헌과 허난설헌 생가터, 전주 향교, 담양 명옥헌, 진도 운림삼방, 전주 솔래원에서 하자.

그래서 우리 둘 사이는 
벗어서 솔직한
벗어서 근심까지도 시원한
벗어서 원죄(Original sin)만 남은 
벗어서 더 오래 붉어지자...

추신: 옥천(沃川) 차너멀 텃밭에 딸, MJ의 대학 입학 기념수로 심었던 애기배롱은 사망신고를 했다. 이제 대학원에 갔으니 다시 심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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