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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식 원장의 기고-왜 1945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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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식 원장의 기고-왜 1945년인가?
  • 장은식 원장
  • 승인 2022.04.20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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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치과의사협회 창립일은
1945년 광복 이후로 수정되어야 한다

2021년 4월 제70차 정기대의원총회에서 기존의 '1921년 창립일'을 취소하고 금년 71차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창립일을 다시 지정하기로 하였다. 기존의 창립일은 1981년 경주 대의원총회에서 결정된 사항이다 1921년 일본인들로 구성하고 일본인이 회장으로 선출된 조선치과의사회 창립대한치과의사협회(이하 대치)의 창립일로 결정했다. 1981년 당시 대의원들의 나이가 50대나 60대라고 생각한다면, 일제시대에 태어나서 일본인 교사들로부터 교육을 받고, 일본인들에게 치과학문을 배웠을 것이다. 그래서 일제 강점기 일본인들이 만든 조선치과의사회 창립대치 창립으로 결정하는 것에 거부감이 없었던 것 같다. 그리고 역사가 긴 것이 좋다고 그렇게 결정했다고 하니, 당시의 분위기도 역사가 긴 것을 훌륭하게 생각했던 거 같다.

 

그러나 필자는 역사적 사실과 법적, 제도적 사안에 대한 혼동이 있다고 판단한다. 대치는 대한민국의 법률에 의하여 대한민국 치과의사들이 만든 법정 단체이다. 그러므로 대한민국의 건국 이후에만 의미를 갖는다. 최대한 확장한다면 그 준비과정이라고 할 수 있는 1945년 광복 이후여야 한다. 일제시대에 대한치과의사협회가 창립되었다는 말은 그 자체로 모순이다. 일제 강점기 식민지 조선은 대한민국과 같은 나라가 아니다. 대치가 존재하려면 회원들이 대한민국 치과의사라는 정체성을 가져야 하고, 대외적으로 대한민국 치과계를 대표한다는 대표성이 있어야 한다.

 

물론 일제 강점기 조선치과의사회는 명백한 역사적 사실이다. 일본인들로만 구성되었다고 하지만 대한민국 영토안에 구성된 치과의사단체임에는 틀림이 없다. ‘대한민국 치과계의 역사라는 것은 분명하지만, 대한민국이라는 개념도 없을 당시에 대치가 만들어졌다고 주장하는 것은 심각한 비약이다. ‘대한민국 치과계의 역사대치 창립일은 별개의 사안이다.

 

1925년 조선인들로만 구성된 한성치과의사회 창립대치 창립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조선인 최초 치과의사인 함석태선생님이 회장이고 조선인들로 구성되었으니, 민족사적 의미도 크고 그에 대한 업적도 기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 말도 일리가 있다. 그러나 위에서 주장한 바와 같은 이유로 대치가 1925년 일제 강점기에 창립되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한성치과의사회의 정신을 계승한다거나 기원으로 삼는다등 상징적이고 역사적인 문구는 가능할지 모르나, 창립일을 일제강점기로 하는 것은 곤란하다. 일제시대의 치과의사들을 대한치과의사협회 회원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함석태 선생을 대한치과의사협회 초대회장이라고 불러도 되는가?

 

세종대왕이 훌륭하니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을 세종대왕으로 하자는 주장과 비슷해 보인다.

 

해방이후인 1945년 12월 9일 조선치과의사회 창립일대한치과의사협회 창립일로 삼아야 한다. 대치의 정체성으로 보아 타당한 주장이다. 이 단체가 그대로

1) 1949523대한치과의사회로 이름을 변경,

2) 1952316일 국민의료법에 의거 법정단체가 되고,

3) 1959428대한치과의사협회로 개칭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2010년에 발간된 대한치과의사협회사 2010치협설립일 관련 의견합치사항이라는 문건이 있다. 그 내용을 보면,

 

1) 대한치과의사협회의 전신인 조선치과의사회는 해방 후인 1945129일 설립되었다

2) 한인 치과의사들이 1925415일 이후 설립한 한성치과의사회의 정신을 계승한다.

3) 이 땅에 최초로 설립된 전국적인 치과의사단체는 1921102일 일본인 치과의사들이 주축이 되어 창립한 조선치과의사회로 한인의 참여는 1930년 이후 이루어졌고, 1944102일 광복이전에 소멸되었다. 라고 정리가 아주 잘 되어있다.

 

대한민국의 역사는 반만년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1948년 건국하여 2022년 현재 건국 74주년이다. 대한민국 근대치의학의 역사는 100년이다. 그러나 대치는 1945년 창립하여 2022년 현재 창립 77주년이다. 역사가 짧다고 걱정하지 않아도 될 만큼 충분히 길고, 치과의사들의 역량도 역사가 짧은 것을 걱정 안 해도 될 만큼 커졌다.

 

1921년 조선치과의사회나 1925년 한성치과의사회 모두 대한민국 치과계의 역사다. 그렇다고 대한치과의사협회 창립이 이 시기에 되었다고 주장하면 곤란하다. 40년만에 바로잡을 때가 왔다. 지금 이 시기를 놓치면 또 40년을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

 

결론을 말하겠다.

 

첫째, 대치가 일제시대인 1921년 창립되었다는 것은 취소되었다. 그러나 역사적 사실인 것은 분명하므로 1921년 한반도에 최초의 치과의사회가 창립되었다는 것은 기억하자. 그래서 2021년근대치의학 100주년이 되는 해다.

 

둘째, 1925년 한성치과의사회는 최초의 민족치과의사회라고 명명하자. 일제강점기에 훌륭한 선배 치과의사가 있었다는 것을 알고 업적을 기리고, 기념행사도 하자. 그래서 2025년 민족치의학 100주년기념행사를 성대하게 했으면 한다.

 

셋째, ‘대한치과의사협회 창립일은 대한민국 건국이나 그 준비과정이라고 할 수 있는 광복이후로 결정되어야 한다. 법정단체 여부를 따져서 1952년 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1945년 12월 9일 해방된 조국에서 조선인들로만 설립된 조선치과의사회가 대한치과의사협회의 전신이 되고 대한치과의사협회 창립일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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