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와 유니폼] - 치과 의복의 역사 및 디자인
상태바
[치과와 유니폼] - 치과 의복의 역사 및 디자인
  • 장지원 기자
  • 승인 2022.02.24 09: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00년 역사 속 발전한 유니폼의 가치

봄이 가까워지고 있다. 이를 반기듯 프로축구와 프로야구가 덩달아 기지개를 켠다. 새 시즌을 준비하면서 구단들이 꼭 하는 연례행사 중 하나가 바로 새 유니폼 발표다. 단순한 기능성 운동복을 넘어 팀과 연고지의 개성 및 정체성을 가득 담아서 말이다.

그래서 궁금해졌다. 치과 유니폼의 세계는 어떨까? 이 부분을 확인해보고자 미국치과협회(ADA)가 게재한 글 ‘Why Do Dental Professionals Wear Scrubs?’ 그리고 의료 유니폼 전문 쇼핑몰 Fiumara Apparel이 올린 글 ‘A Brief History of Medical and Dental Scrubs’를 참고해 아래와 같이 정리했다.
 

유니폼 변화 만든 스페인 독감
수술과 관련된 절차에서 병·의원용 유니폼을 입는 관습은 20세기 초 즈음에 시작됐다. 이전에는 복장 규정이랄 것도 없이 의외로 자유로웠다. 의사들은 보통 수술 중에도 일상적인 옷을 착용했으며 간혹 자신의 옷을 보호하겠다는 이유만으로 정육점에서 입을 법한 앞치마나 두르는 실정이었다. 사실 옷뿐만 아니라 상처를 봉합할 때도 일반 바늘에 일반 실을 썼으며 상처를 감싸는 데 사용한 거즈 또한 별다른 면 소재에 지나지 않았다.

이렇듯 평상복과 유니폼이 별반 다르지 않던 풍토는 하나의 큰 사건으로 180도 뒤바뀌었다. 지금 코로나19가 방역의 민감함과 중요함에 큰 자극을 줬듯 1918년 스페인 독감이 대유행하면서 감염에 관한 인식을 크게 높인 것이었다. 스페인 독감은 병으로부터 자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는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었다.

그 뒤 감염을 대하는 인식과 위생적인 환경에 관한 개념은 조금씩 발전을 거듭하며 1940년대에 다시금 눈에 띄는 변화로 나타났다. 이때부터 의료인들은 진료 시에도 치료 시에도 흰색 유니폼을 고집하기 시작했다. 당시 옷 전체를 감싸고 도는 순백 색은 그 자체가 환자들에게 청결을 증명하는 기준이자 건강 관리와도 동의어가 됐다. 

 

1902년 치과 유니폼(출처: A History of Dentistry in the US Army to World War II)
1902년 치과 유니폼(출처: A History of Dentistry in the US Army to World War II)

 


유니폼 디자인 변신은 무궁무진
그러나 시간이 지나서는 무조건 흰색이 답은 아니라는 목소리 또한 높아졌다. 눈부시게 하얀 바탕색이 말 그대로 눈의 피로를 야기한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유니폼의 색상으로 눈의 피로를 줄여주는 청색 또는 녹색을 선택하기 시작한 때가 바로 이 시기인 1950년대 및 1960년대쯤이었다. 이 색상은 수술복으로도 기존의 흰 복장과 달리 천에 묻은 혈흔이 선명하게 보이지 않는 효과를 자랑했다.

흰색의 시대와 청록색의 시대를 거쳐 1980년대 이후로는 한발 나아가 조금 더 다양한 색깔과 소재 그리고 핏과 스타일을 병·의원용 유니폼에 도입하는 일종의 실험이 곳곳에서 펼쳐졌다. 브이넥과 반소매 셔츠부터 정장 느낌의 가운과 자켓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색으로 발달한 것이었다. 하지만 실험적인 시도는 조금씩 잦아들고 어느덧 몇몇 선호되는 기준으로써 차츰 좁혀졌다. 이를테면 색깔이 밝으며 내구성이 뛰어나고 세척하기가 쉬운 원단이 그것이었다.

 

1940년대 연세치대 단체사진(출처: Google Arts and Culture)
1940년대 연세치대 단체사진(출처: Google Arts and Culture)

 


유니폼, 깔맞춤 그 이상의 자부심
약 100년의 세월이 흘러 치과에서 각 진료 및 치료 상황에 알맞은 유니폼 착용은 필수로 각인된 지 오래다. 2018년 ADA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약 3분의 2에 이르는 66%가 작업 시 수술복을 착용해야 한다고 응답했으며 오로지 단 3%만이 치과에서 복장 규정을 따로 두지를 않는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응답자 중 무려 57%가 유니폼이 팀 단합을 촉진하며 50%가 통일된 복장이 장소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을 우려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는 데다 44%는 자신이 속한 브랜드의 이미지 홍보 효과가 있다고도 답했다.

한편 영국의 치과위생사 전문지 Dental Nursing은 ‘Uniforms in dentistry – do they define us?’를 통해 유니폼을 착용하는 행위를 ‘자부심을 입는다’는 뜻으로도 요약했다. “유니폼은 종종 간과되거나 당연하게 여겨질 수 있으나 환자의 치료에서 우리의 역할을 인식하는 데 도움이 되는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며 “똑똑하고 전문적인 이미지를 보여줌은 물론 사업 브랜딩의 중요한 요소이자 팀의 일원으로서 직업적 정체성을 드러낸다”고 강조했다.

스포츠에서 유니폼이 단순한 기능성 운동복 이상이듯 치과 내 각 위치에서 입는 여러 유니폼 또한 그저 수술복이거나 통일성을 주는 ‘깔맞춤’보다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 옷으로써 성장했다. 한 번쯤 여러분의 옷장에 걸린 치과 유니폼에 애정 어린 시선을 1초라도 보내보는 것은 어떨까?
 

현재 다양한 치과 유니폼 디자인(출처: Pastelli UK)
현재 다양한 치과 유니폼 디자인(출처: Pastelli UK)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기술 트렌드
신기술 신제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