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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덴탈아리랑 특성화 실습을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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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덴탈아리랑 특성화 실습을 마치며
  • 임홍렬 학생기자
  • 승인 2021.01.20 16: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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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습 2주 동안 기차를 타고 출퇴근을 하니 하루를 정리하는 시간이 자연스레 많아졌다. 2주간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그에 맞춰온 생각의 변화가 가장 컸다. 2주간 기사를 작성하며 집으로 가는 길, 정리한 생각을 글로 작성해보려 한다.

읽기에 관하여
단기간에 가장 많은 기사와 자료를 읽었다. 기사의 주제에 부합하는 자료를 어떻게 얻는지, 기사가 어떤 형식을 갖추는지 몰랐던 나는 신문기사를 최대한 읽는 것을 선행했다.

첫 주엔 신문기사를 읽으면서 글을 못 쓴다는 사실을 자각했다. 단어선택 능력은 처참했고, 글의 흐름은 논리가 부족해 엉망이었다. 그동안 쓴 문장들 중 비문이 얼마나 많았을 지에 대한 생각에 저절로 얼굴이 붉어졌다. 2주동안 빠르게 나아졌다고 생각한 문장력도 첨삭 한 번 거치고 나면, 글이 환골탈태 되어 있어 좌절감도 여러번 느꼈다. 실습을 동행한 선배기자들에게 너무도 감사하다. 선배기자들 덕에 내 글은 기사가 되었다.

둘째 주엔 미디어 노출의 광범위함을 체감했다. 많은 기사를 읽으며, 내가 남자 치위생사로서의 길에 접어들었던 시기, 스케일링 연 1회 보험 수가 반영이 널리 알려지게 된 시기 등이 미디어에 자주 노출됐던 시기와 맞물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미디어 영향력의 명확한 크기를 체감함에 놀랐다. 신문이나 뉴스를 보지 않아도 미디어 정보는 사람들을 통해 퍼진다. 그리고 그 영향이 개인의 취향부터 인생을 결정하는 중요한 문제까지 깊이 관여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기사를 읽는 것만으로 이전과도 ‘글을 쓸 때 신중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비교할 수 없이 커졌다. 당장 내 삶에 큰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하니, 한 줄 써 내려갈 때마다 독자를 생각하게 되고, 비문을 최대한 줄이겠다는 생각에 A4 반장을 채우는 것에도 2시간씩 흘러갔다. 

대학생활 중 글을 빨리 쓰는 게 내 장점이었고, A4 한 장은 20분이면 채우는 것을 자랑으로 여겼던 나는 내 글에 무책임했던 과거를 돌아봤다. 글을 누가 읽고, 어떻게 생각을 할 것인가는 중요한 문제고, 이해관계까지 얽힌다면 더 신중해야 한다. 

신문사의 기획 글이 왜 회의를 거쳐야 할 만큼 중요한 일인지와 기자들의 글감에 대한 스트레스를 이해하게 되었다.

마감에 관하여
‘마감 있는 삶이란?’ 2주간의 실습 중 마음속으로 여러 번 곱씹은 문장이었다. 수요일은 마감 업무로 신문사 안이 꽉 들어찬다. 분위기가 북적하지 않아도, 그 과정 속에서는 열기가 느껴진다. 

신문사 데드라인은 데드라인에 대한 내 생각을 바꿨다. 이전엔 학교에서 과제가 주어질 때 데드라인이라는 개념을 썼는데, 과제의 마감은 어디까지나 제출하면 끝이었다. 지금껏 데드라인 과제는 결과를 타인에게 받는 개념이었기에, 내가 수정한 결과가 반영될지 여부는 제출 전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신문사의 마감은 나와의 싸움이었다. 마감이 끝날 때까지 ‘마무리 됐다’는 내 판단 없이 일은 끝나지 않는다. 마감과 함께 비로소 일이 끝난다. 주고받는 피드백이 즉각적으로 반영되고, 기사의 결과 역시 내가 판단하는 것이다. 마감이 쫓아오는 느낌과 마감을 기다리는 느낌이 동시에 들었다. 이곳에서 느낀 가장 혼란스러운 감정이 아니었을까. 

이 이야기를 기자들과 나눴을 때, 공감된다는 답을 얻었다. 이런 기분을 매주 느낀다는 것은 글을 잘 쓰는 것, 즐겁게 쓰는 것을 떠나 큰 스트레스지 않을까, 매주 이런 상황에 놓이는 기자들과 ‘마감 있는 직종’의 사람들에게 경외감을 가졌다.

퇴고에 관하여
매주 화, 수요일은 기사를 고치고 수정하는 일을 했다. 글 맥락에 위해가 가지 않게 수정하는 법을 몰라 처음엔 오탈자라도 고쳐야지라는 생각으로 임했다.
과도하게 긴 문장을 짧게 고치는 정도에 그쳐 2주가 지났다. 퇴고는 몇 번을 반복해도 모자랐지만, 그래도 너덜거리는 글을 글답게 만들어 줬다. 눈이 아파도 글들이 형식을 갖추며 기사가 되는 것이 신기해 즐거웠다. 부족한 글이지만 퇴고를 통해 내 이름으로 된 여러 기사를 올렸다. 다시 한 번 도와주신 덴탈아리랑 기자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한다.

기자에 관하여
매일 보도자료가 도착한다. 보도자료를 정리하는 기사를 쓰기 전, 보도자료를 대조해가면서 관련 뉴스를 찾아봤다. 보도 자료는 보내는 사람의 목적이 담긴 글이었다. 그것이 공익이든, 사익이든 목적성이 들어있다. 목적성 방향이 이익이라면, 반대 방향의 손해 또한 존재한다는 점을 배웠다.

그와 동시에 결국 보도자료를 내보내는 사람은 기자임도 배웠다. 내가 2주간 본 기자의 이미지는 정보를 송출하는 사람보다 정보를 판단하는 사람에 가까웠다. 기자는 최종적인 선택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 같은 내용도 어느 정도의 지식을 가지고 있느냐, 어떤 사상을 품고 있느냐로 같은 글은 그 영향력의 궤를 달리했다. 지난 2주간 여러 사건들로 세상이 시끄러웠다. 기사보다 기자들을 통해 희비를 느꼈다. 내 글을 읽는 독자들도 그런 느낌일 것이라 생각했다.

지난 2주간의 덴탈아리랑에서 실습은 많은 경험을 안겨줬다. 글 쓰는 것에 관심이 있는 사람과 언론이 무슨 일을 하는지, 할 수 있는 지에 관해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곳에서의 특성화 실습을 적극 추천한다.

‘치과 밖의 치과위생사의 역할’의 취지도 좋지만 임상만을 실습하던 친구들에게 다르게 세상을 바라 볼 기회가 되기에 이곳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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