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특강] 골소실이 있으면 임플란트 주위염일까?  임플란트 주위염의 올바른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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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특강] 골소실이 있으면 임플란트 주위염일까?  임플란트 주위염의 올바른 진단
  • 김윤정 교수
  • 승인 2020.04.02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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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정 교수의 FACT CHECK - Peri implantitis에 관한 오해와 진실 ③
관악 서울대치과병원 치주과 김윤정 교수, 감수: 서울대치과병원 치주과 구기태 교수 

눈부신 햇살이 비추던 날, 바람에 이리저리 휘날리는 나뭇가지를 바라보며 제자가 물었다. “스승님, 저것은 나뭇가지가 움직이는 겁니까, 바람이 움직이는 겁니까?” 스승은 제자가 가리키는 것은 보지도 않은 채, 웃으며 말한다. “무릇 움직이는 것은 나뭇가지도 아니고 바람도 아니며 오직 네 마음 뿐이다.”  

어느새 다가온 봄, 진료하다 문득 창밖을 바라보니 새순이 돋기 시작한 나뭇가지가 살랑살랑 춤을 추고, 언젠가 보았던 영화의 첫 장면이 떠오른다. 필자는 치주과 의사로서 ‘내 손을 거쳐간 환자는 모두 평생 정기검진 대상’이란 어쩌면 당연한 신념 하에 하루에도 수십건의 SPT( Supportive Periodontal Therapy) 환자를 마주하곤 하는데, 아무래도 어려운 조직 재건술이나 전악 임플란트 수복을 진행했던 케이스는 더욱 긴장을 늦추지 않고 주의깊게 살펴보게 된다. 하지만 때로 임플란트 변연골의 흡수를 발견하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기도 하고, ‘내가 심은 것에는 관대하고 다른 사람이 심은 것에는 냉철한’ 내로남불의 진단 오류를 범하기도 한다. 일찌감치 확고한 진단기준이 세워진 다른 질환들에 비해 임플란트 주위염의 경우 이환 여부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늘 업데이트된 기준을 확인해야 흔들리는 나뭇가지 속의 진실을 볼 수 있다.

불과 몇 년전까지만 해도 임플란트 주위 질환의 진단 기준이 명확하지 않았기에 질환의 정의는 모호했고, 유병률은 다양한 수치로 나타나곤 했다. 그나마 학계에서 공통적으로 적용할 수 있었던 기준이 탐침시 출혈과 변연골의 흡수라는 두 가지 요소였는데, 대개 탐침 시 가하는 힘의 크기가 일정하지 않고, 보철물이 있을 경우 탐침 각도가 정확하지 않으며 Trauma로 인한 출혈 가능성도 존재하기에 비교적 객관적인 계측이 가능한 골소실량이 사실상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될 수밖에 없었다. 골흡수가 어느 정도일 때 병적 양상으로 볼 것인가,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흡수량을 측정할 것인가를 두고 연구마다 다른 기준을 내세우곤 했는데, 초창기 Branemark Implant의 경우 초기 생리적인 골개조 과정으로 인해 약 1~2mm의 골흡수가 나타날 수 있고, 이후로도 해마다 0.2mm의 골소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정설처럼 받아들여졌다. Internal type 임플란트와 Platform Switching의 개념이 보편화된 현 시점에선 보다 진화된 기준이 적용돼야 하기에 2017년 시카고에서 열린 치주-임플란트 컨센서스 미팅에서 여러 대가들이 나름의 합의문을 발표한다. 보철물이 체결되고 기능을 시작한 후 1년이 지났을 때 2mm 이상의 골흡수가 발생한 경우를 임플란트 주위염이 있다고 하기로(1년 이전 이후를 막론하고 2mm 이상의 골소실은 병적 양상으로 간주) 말이다. 여기서 초기 골개조 후 변연골의 흡수가 지속적으로 (Progressive Bone Loss) 진행되는지가 중요한데, 이는 <그림1>에서와 같이 치근단 방사선 사진을 주기적으로 촬영함으로써 확인이 가능하다.  초기 방사선 사진이 없을 경우에는 방사선학적 골소실이 임플란트의 골내 부위 3mm이상 그리고 탐침 깊이가 6mm이상일 때 임플란트 주위염으로 진단한다. 

<그림2>의 증례를 통해 근심측 임플란트의 뚜렷한 진행성 골소실과 이에 반해 원심측 임플란트의 초기 생리적인 골개조 후 안정화된 골양상을 한 눈에 비교해 볼 수 있다. 물론 이 증례는 부적절한 식립 깊이와 각도, 수술 당시 불충분한 골폭, 협측 각화치은의 부족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상황을 악화시켰을 것으로 보인다. 정기적인 치근단 방사선 사진의 촬영은 정확한 임플란트 주위 골 변화를 판단하는 데 있어 필수적이다.

하지만 치근단 방사선 사진이 언제나 임플란트 주위 골높이를 완벽하게 드러내는 것은 아니다. 치근단 방사선 사진 상으로는 근원심 측의 골높이만을 분명하게 관찰할 수 있기에, 위의 증례와 같이 협설측 골파괴가 의심되는 경우 반드시 꼼꼼히 탐침을 해야 한다. 아무리 보철물 형태가 방해를 하고 기타 여러가지 이유로 정확한 탐침이 불가능하다고 해도 탐침의 중요성 또한 간과해서는 안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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