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특강] 의과에서의 항혈전제 처방 및 치과 진료와의 상충성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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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특강] 의과에서의 항혈전제 처방 및 치과 진료와의 상충성 <下>
  • 이정근 교수
  • 승인 2019.09.05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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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구강악안면외과학회-항혈전제 투여 환자의 치과 치료②
아주대병원 이정근 교수

‘Virchow’s triad<그림 2, 상편에 수록>에는 혈액응고 및 트롬빈 형성을 좌우하는 여러 단백, 응고인자 활성도, 내피세포 손상 및 활성 관련 인자, 피브린 용해 억제 인자 등 다양한 인자들이 영향을 미친다. 출혈 혹은 혈전 문제를 일으키는 데에 어느 한 인자만 독보적으로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복합적인 상호관계가 있다.

동맥혈전증(Arteria Thrombosis)은 대개 아테롬경화성죽상반의 파괴와 관계돼 혈소판의 활성과 응집이 진행되면서 나타난다. 이미 죽상반에 의해서 좁혀진 혈관내경이 응집혈소판에 의해 더욱 좁아지기 때문에 전단속도(Shear Rate)가 급증하고 하류에는 와류(Turbulent Flow)가 형성되므로 결과적으로 혈소판과 피브린이 이룬 덩어리는 혈소판 혈전(Platelet-Rich Thrombus)을 형성한다<그림 3>.

동맥에서 만들어지는 혈소판혈전은 구성 성분이 주로 활성화된 혈소판이어서 흰색으로 묘사된다(White Clot). 동맥에 생기는 혈전은 혈소판의 활성화와 응집을 예방하기 위해 항혈소판제(Anti-Platelet Agent)가 주로 사용된다. 반면 정맥혈전증(Venous Thrombosis) 혹은 혈전색전증(Thromboembolism)은 내피세포가 온전함에도 불구하고 염증이나 혈류의 저류 때문에 혈장 내에서 응고항진성(Hypercoagulability)이 증가돼 발생한다<그림 4>.

정맥혈전에는 적혈구가 구성 요소로 많이 존재하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붉은 색깔을 띠는데(Red Clots) 응고항진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로 사용하는 치료제는 항응고제(Anti-Coagulant Agents)이다.

의과에서 처방되는 항혈전제는 전술한 바와 같이 크게 항혈소판제와 항응고제로 구분된다. 항응고제의 원형(Prototype)으로 모든 항응고제의 근간이 되는 것이 와파린(Warfarin)으로 쿠마딘(Coumadin®)이라는 상품명으로 처방되는데 비타민K길항제로 작용해 항응고효과를 나타낸다. 치과시술 전에 국제표준화비율(International Normalized Ratio, INR) 수치를 근간으로 모니터링함으로써 필요 시 내과 협진 하에 와파린의 용량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와파린 외에 최근 들어 개발되고 있는 새로운 형태의 항응고제를 NOAC(Novel Oral Anti-Coagulants)으로 통칭하는데 직접적으로 트롬빈을 억제하는 경구 제제인 다비가트란(Dabigatran; Pradaxa®)과 응고인자 Xa를 억제하는 리바록사반(Rivaroxaban; Xarelto®), 아픽사반(Apixaban; Eliquis®), 에독사반(Edoxaban; Lixiana®) 등이 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와파린에 비해 용량의존적 반응을 예측할 수 있고 주기적인 모니터링이 필요 없다는 장점이 있다.
 
동맥 내의 혈전 문제는 항혈소판제에 의존하는데 현재 허혈성 심질환의 표준치료약제가 아스피린으로 돼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급성관동맥증후군(Acute Coronary Syndrome) 환자들은 클로피도그렐과 같은 P2Y12 억제제를 아스피린과 동시에 복용하는 이중항혈소판요법(Double Antiplatelet Therapy, DAPT)을 받고 있으며 여기에 PDE억제제(Phosphodiesterase Inhibitors)인 실로스타졸(Cilostazol; Pletal®)이 더해진 삼중항혈소판요법이나 아예 항응고제와 항혈소판제를 같이 사용하는 복합치료(Combination Therapy)를 받고 있는 환자들도 있기 때문에 병력 청취에 주의를 요한다.

혈소판활성화의 기전은 매우 다양해 억제 기전 역시 다채롭기 때문에 ADP의 P2Y12 결합을 억제하는 클로피도그렐 외에 이와 유사한 기전의 새로운 항혈소판제제로 프라수그렐(Prasugrel; Effient®), 다른 계열인 티카그렐러(Ticagrelor; Ticaon®)가 있고 혈소판 표면의 PAR-1(Protease-Activated Receptor-1)을 억제함으로써 혈소판에 대한 트롬빈의 기능을 직접 억제하는 약제로서 보라팍사(Vorapaxar; Zontivity®)가 있다. 보라팍사는 아직 국내에는 출시되지 않았지만 미주에서 출시된 만큼 조만간 국내 시장에도 도입될 것으로 예측된다. 

구강악안면외과 수술을 제외한 대부분의 치과 시술은 개복수술 등의 대수술에 비하면 출혈 경향이 사소한 편임에도 당사자인 환자는 자신의 출혈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양호한 예후를 위해서라도 치과의사는 이러한 환자의 마음은 이해하되 단호하게 환자를 이끌어야 한다. 정상인에 비해 불가피하게 지연되는 지혈시간에 관해 환자를 이해시키고 동의를 구하는 절차도 여기에 포함된다.

개원가에서 양호한 예후를 위해 단호하게 환자를 지도할 수 있는 근거의 일환으로 대한구강악안면외과학회에서 모든 치과의사를 대상으로 항혈전제를 투여받는 환자의 치과 진료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있다. 다행히 최근 들어 다년간 진행된 무작위(Randomized Clinical Trials)연구인 ARRIVE, ASCEND, ASPREE에서 아스피린 일차 예방의 통념을 뒤집는 결과가 도출됐다. 장기 추적 연구(5년에서 10년)인 3개의 대형 연구에서 공통적으로 나온 결과라 향후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이미 미국심장협회에서는 일차예방약제로 아스피린 권고 등급을 대폭 낮추고 있고 유럽심장학회는 아예 아스피린의 사용을 금지하는 권고안을 마련한 것도 우리나라에서의 가이드라인 개편에 참고해야 할 부분으로 사료된다.

지난해 3월 처음 발족한 대한구강악안면외과학회 항혈전제 가이드라인TFT의 노고로 항혈전제 투여 환자의 치과진료지침의 발표를 목전에 두고 있는 이 시기에 지면을 통해 진료지침의 내용을 공유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주신 대한구강악안면외과학회 이사장님과 관련지 편집진에 감사의 뜻을 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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