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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 진료비 ‘흥정’ 여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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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 진료비 ‘흥정’ 여전해
  • 박아현 기자
  • 승인 2019.07.04 1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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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진료 일수록 “진료비 좀 깎아주세요”…과도한 가격경쟁과 이벤트 치과 부채질 가세

“진료비를 깎아달라고 흥정하는 환자가 하루걸러 한명은 됩니다. 때로는 이곳이 치과인가 물건을 파는 시장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에요”

치과진료비를 흥정하는 환자들이 갈수록 늘어나면서 개원가는 연일 몸살을 앓고 있다. 소비자들이 재화나 서비스를 저렴하게 이용하고자 하는 심리야 당연한 것이지만, 문제는 그 장소가 시장도 아닌 의료를 다루는 치과에서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는 것.

치과에서 환자들의 ‘흥정’은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타 진료과에 비해 비보험치료가 많은 치과의 특성상 환자들은 진료비에 대한 부담이 크고, 그만큼 ‘밑져야 본전’, ‘한 번 떠보기’식의 진료비 할인 요구가 빈번하다.

이러한 환자들의 할인요구는 다른 치료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가인 교정치료나 임플란트의 경우 도드라진다. 실제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교정과 임플란트는 일단 가격을 낮게 부르고 봐야한다며 치료비를 흥정하는 팁을 공유하기도 하고, 서로 각 치과의 치료비를 비교하며 적정비용에 대한 분분한 의견을 제시하기도 한다.

교정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한 원장은 “특히 교정치료는 환자들이 많이 알아보고 오기 때문에 ‘다른 치과는 얼마에 해준다더라’는 정보로 할인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교정치료는 사람마다 상태가 워낙 다르고 치료계획도 모두 달라 가격만으로 비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주변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환자를 현혹하다보니 가격으로만 판단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개원의는 “치과에서 흥정이 많기도 하지만 유형도 다양하다. 경기가 어려워 힘들다고 깎아달라는 읍소형, 현금할인 요구형, 임플란트를 여러 개 심을 때는 ‘수술 한 번 하러 들어가는 김에 여러 개면 할인해줄 수 있는 것 아니냐’면서 당당하게 할인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많은 케이스는 가격이 직접적으로 나와 있는 이벤트 광고를 보고 그 금액과 비교하면서 깎아달라고 하는 경우”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게 된 데에는 이벤트치과, 덤핑치과가 한몫을 했다는 것. 또한 환자 유인에 급급해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을 광고에 표기하는 치과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개원가는 입을 모은다. 이런 경우 환자가 아닌 치과 측에서 먼저 가격할인을 제시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소위 ‘이벤트치과’라 불리는 치과들은 여전히 ‘선착순 OO명 반값 할인’, ‘추가비용 일절 없음’, ‘거품 뺀 양심가격’ 등의 자극적인 문구로 광고 중이며, ‘거품’, ‘양심’ 등의 표현을 이용해 다른 치과를 교묘하게 깎아내리기도 한다.

일부 치과의 이같은 가격 이벤트로 인한 피해가 사회적인 문제로까지 번지면서, 각 시도지부는 국민들을 대상으로 과대광고와 이벤트치과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는 대국민홍보를 대대적으로 진행하기도 했다.

시도지부와 치과의사들의 근절 노력으로 이벤트치과에 대한 위험성이 국민들에게 많이 알려졌지만, 최근 수도권 몇몇 지역에서 환자 치료비용을 선불로 받고 제대로 치료를 하지 않은 채로 폐업하는 불미스러운 일이 또 한 번 발생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저렴한 비용에 현혹되는 국민들이 존재하며 이벤트치과의 광고상 치료비가 환자들의 ‘가격 흥정기준’으로도 사용되고 있는 것이 우리 사회의 현실이다.

한 개원의는 “환자 탓을 하기에 앞서 치과의사들부터 과도한 가격 경쟁을 멈추고 이벤트, 덤핑광고를 없애야 하는 것이 우선”이라면서도 “환자들 또한 단순히 저렴한 가격에 이끌리지 않고 상황에 맞게 선택하고 정보를 구분할 수 있는 현명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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