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치과의원 131개소 개업, 623개소 폐업
경영난 심화에 대출문턱도 갈수록 높아져
지난 4월 한 달 동안 서울특별시에서는 치과의원 23개가 폐업을 하고, 17개 치과가 개업신고를 했다. 경기도에서도 18개의 치과가 폐업했으며, 인천에서도 2개의 치과가 폐업을 신고했다.
최근 3년간 개업한 치과 수는 11.5% 증가했으나 폐업률은 15%에 달한다.
개원이 수년 정도 지나 자리를 잡은 치과의사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신규 개원의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반기를 보내고 있다.
지난 2014년 1014개소에 불과했던 개업수는 지난 2015년 1075개, 지난해에는 1131개소로 급증했다. 반면 같은 기간 폐업한 치과 수는 543개소에서 553개소, 624개소로 증가하고 있다.
개원가의 경영지표는 심각성을 더한다. 지난해 전국 1만7023개 치과의원들의 급여실적은 월 평균 1030만 원. 전년도 908만 원에 비해 122만 원이 증가하는 등 수치상에서 진료비는 증가했으나 비급여가 급여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결국 왼쪽 호주머니의 돈이 오른쪽 호주머니로 옮겨진 결과다. 치과 간 소득 양극화는 갈수록 심해져 치과건강보험 진료비 중 72%를 상위 50% 치과들이 전부 가져가고, 나머지 50% 치과들이 28%의 진료비를 나눠가졌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내년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2018년도 수가협상 결과 인상률은 의원이 3.1%로 1위, 한방, 약국 2.9%로 2위, 치과가 2.7%로 3위, 병원이 1.7%로 4위를 차지했다.
직원 구하기도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기만큼 힘들다. 특히 지방에 위치한 치과의 경우 치과위생사를 적시에 채용하는 것이 연중 가장 큰 행사일 정도로 치과위생사 충원에 목말라하고 있다.
특히 이달부터 의료기관 종사자들의 명찰 패용 단속이 들어감에 따라 개원가의 고민은 더욱 커지고 있다. 페이닥터 채용이 만만한 것도 아니다. 점점 심화되는 소득 분배 차는 천정부지로 치솟는 인건비를 양산했다.
‘서울로, 강남으로’ 외치는 치과의사와 직원들을 바라만 봐야 하는 지방의 동네치과 원장들의 가슴은 애가 탈 수밖에 없다. 구인난에 따른 인건비 인상 부담은 물론 이직 통보가 두려워 페이닥터와 직원들의 비위를 맞춰야 하는 신세다.
시간이 지날수록 보장성이 강화되고 있는 치과계에서 정부의 애매모호한 급여·심사 기준과 감액조정심사, 자율시정통보제도, 지표연동관리제, 선별집중심사 등과 같은 제도는 치과의사의 자존심이었던 처방권 마저 위협하고 있다. 어느새 치과계도 ‘심평의학’이라는 말이 낯설지 않게 됐다.
환자들과의 관계도 별반 다르지 않다. 돈을 지불하는 환자라는 이유로 원장이나 직원에게 폭행을 가하거나 도를 넘는 수준의 횡포가 연이어 터지고 있다.
개원환경이 척박해 짐에 따라 빚을 연체하거나 갚지 못하고 폐업하는 치과의사와 의사들이 늘면서 금융권에서의 신용대출 상품인 ‘닥터론’의 대출 한도 감소세도 확연하다.
치과의사 및 의사들의 대출 상환율은 점점 낮아지고, 이자 연체율까지 높아져 은행들은 일제히 개원의나 개원 예정의에 대한 대출한도를 낮추고 금리를 인상시키고 있다.
C은행은 닥터론 한도를 기존 4억 원에서 3억5000만 원으로 하향조정했고, H은행도 의사 신용대출 상한액을 3억 원에서 2억 원으로 축소시켰다.
금융사 입장에서는 닥터론 한도 축소가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개업 후 폐업 비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대출 후 위험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
금융권에서의 대출 한도는 줄어가고 있으나 의료기관의 대출 빚은 점점 늘어가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 2006년 8000억 원이었던 의료기관들의 금융대출 규모는 최근 2조 원에 육박한다.
그러나 경영난을 알면서도 점점 줄어드는 개원 입지에 페이닥터들은 개원을 서두르고, 출혈경쟁은 더 심해져가고 있다. 돌고 도는 위기의 ‘다람쥐 쳇바퀴’ 신세의 개원가 언제쯤 멈출지 끝이 보이질 않는다.
개원 비용중에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부동산 비용은 부동산으로 일하지 않고 쉽게 돈을 벌려는 우리들때문입니다.
두번째 원인으로 볼 수 있는 것은 "내가 최고"여야한다는 생각 때문에 무리한 투자를 하는 개원문화에 있습니다. 무리한 투자는 진료의 자유도를 현격하게 떨어뜨리고 결국 치과의사를 외딴 곳으로 네모는 것입니다.
나는 보통 치과의사여도 충분하는 생각과 그래도 훌륭하다는 생각이 필요합니다.
남보다 뛰어나야하고 이름나야한다는 유혹에서 벗어나는 것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