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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는 사고 책임증거 될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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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는 사고 책임증거 될 수 없어”
  • 정동훈기자
  • 승인 2018.03.2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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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훈 의원, 환자안전법 일부개정법률안 발의

의료사고 발생 시 환자의 의료진 간 소통 과정에서의 위로, 공감, 유감의 표현들은 이후의 재판과정 등에서 사고의 책임에 대한 증거로 할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이 국회에서 발의됐다.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간사인 자유한국당 김상훈 의원은 의료사고 발생 시 의료기관과 환자 사이의 소통에 관한 규정을 신설하고, 소통 과정에서의 위로, 공감, 유감의 표현들은 이후의 재판과정 등에서 사고의 책임에 대한 증거로 할 수 없도록 하는 ‘환자안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환자안전법 일부개정법률안에는 환자안전법 제4조의2의 신설이 담겼다. 
해당 조항에는 ‘보건의료기관개설자 및 보건의료인은 환자안전사고가 발생한 경우 그 피해자와 보호자에게 환자안전사고의 내용을 공개하고 경위를 알리는 등 환자안전사고에 관한 충분한 설명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문구가 들어있다.

또한 ‘공개와 설명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보건의료기관개설자 또는 보건의료인이 행한 위로, 공감, 유감의 표현 등은 민사상·형사상 재판, 행정처분 및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의료분쟁 또는 중재의 과정에서 보건의료기관 또는 보건의료인의 책임에 대한 증거로 할 수 없다’는 문구도 삽입됐다.

김상훈 의원은 이번 개정안 취지에 대해 “과실 여부가 불분명할 때는 물론이고 과실을 인지한 상황에서도, 모든 것을 부인하는 방어적 태도를 버리게 해 환자 측에게 ‘진실’을 밝히게끔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미시간대학병원은 지난 2001년 의료사고 발생 시 자신들의 실수나 잘못을 즉각 공개하고 환자에게 사과하며, 병원 측에서 보상금이나 대안을 제시하는 ‘진실 말하기’(disclosure)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또한 미국의 약 30여 개의 주에서는 환자안전사고에 관한 환자와 의료진의 소통을 장려하기 위해 환자안전사고에 대해 소통하는 과정에서 행한 공감유감사과의 표현 등을 이후의 재판과정 등에서 책임 인정의 증거로 채택되지 못하도록 하는 법률로 규정했다.

도입 시점과 6년이 지난 2007년을 비교한 결과, 연간 의료분쟁 건수가 262건에서 83건으로 65%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의료사고 시 환자나 가족들이 가장 간절히 원하는 것은 ‘진심어린 사과’와 ‘설명’이다.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의료기관과 환자 간의 소통을 통해 의료분쟁 단계로 넘어가기 전 원만한 해결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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